이준석 "외교적으로 정부 곤란하게 한다"
"대선 때와 달리 뜬금없이 러시아 역성? 간보기이자 기회주의"
정진석 "李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 ’자기정치‘라면 보통 문제 아냐"
권성동, 친윤계의 공개 비판에 "권력다툼 비화, 억측"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대표단이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부차 민간인 고문 매장지 현장을 방문한 뒤 돌아 나오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7일 "한국에 계신 분들이 러시아 역성드는 발언들을 많이 하고 계셔서 우크라이나 정치인들이 분개하고 있다"고 밝히며 자신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자당 의원들이 비판한 데 대해 반박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제가 와있는데 한국에 계신 분들이 대한민국 정부 입장과 다른 이야기를 해서 그분들이 외교적으로 대한민국 정부를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저는 대한민국 외교부와 정부 입장을 숙지하고 그 범주 내에서 활동 중인데 한국에서는 러시아 역성드는 이야기만 나오니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우리의 유일한 동맹 미국의 입장도 러시아 역성 들자는 것보다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메시지를 내는 것일텐데 다들 자중하시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국민의힘이 지난 3월 중앙당사 건물 벽면에 우크라이나 국기색 조명을 비추고, 국회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평화 회복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는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대선 기간 중에 당사에 우크라이나 국기 조명 쏘고 러시아 규탄 결의안 내고 할 때 아무 말 없다가 지금 와서 뜬금없이 러시아 역성들면 그게 간보는 거고 기회주의"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앞서 5선 중진인 정진석 의원은 "정부가 내심 탐탁지 않아 하는 외교분야 일이라면 적어도 여당 정치인은 그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며 "이준석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자기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정 의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서 "정부와 청와대의 외교·안보 핵심 관계자들은 대부분 난색이었다고 한다"며 "보름 전쯤 이 대표가 우크라이나행을 고집해서 하는 수없이 외교부가 우크라이나 여당 대표의 초청장을 받아준 모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수만리 이역 땅에서 벌어진 전쟁이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두 나라 사이에 얽히고설킨 애증, 우리로서는 이해조차 어려운 일"이라며 "물론 전쟁으로 빚어진 인도적 참상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렇더라도 어느 일방의 편을 들기는 곤란하다.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러시아의 협조가 우리에게는 여전히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관련한 당내 공개 비판 발언을 두고 차기 당권 경쟁을 위한 '권력 투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데 대해서 "권력다툼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나 원내대표는 항상 구성원들로부터 비판받는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잘하면 잘한 대로 칭찬받고 (구성원) 본인 생각과 다르면 비판받는 건데, 비판 자체를 권력다툼으로 비화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