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차 '불발'된 여야 추경 협상... 소상공인 보상 '소급적용' 등 이견

소급적용 여부 두고 '평행선'

권성동 "각 당의 입장, 서로 진솔하게 교환했고 합의 이르지 못했다"

박홍근 "오늘 의장 선출하면 국회 문 닫지 않아... 5월 추경 처리 법적으로 가능"

여야와 정부는 29일 오전 윤석열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놓고 재차 협상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7시30분 본회의 개최 전까지 추가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박병석 국회의장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여야 원내대표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여야 간사, 여야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50분 가량 국회의장실에서 추경안 처리를 의논했으나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여당은 기존 정부안 36조4000억원(총규모 59조4000억원)보다 소폭 증액된 안을 제시했지만, 야당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소상공인 손실보상 소급적용 입장을 고수하면서 타결이 불발됐다. 앞서 여야는 추경안과 관련해 소급적용 문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려왔다.

핵심 쟁점인 손실보상 소급적용(8조원)과 손실보전금 지급으로 발생하는 소득역전 현상 등에서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회동 후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과 만나 "각 당의 입장을 서로 진솔하게 교환했고 합의 이르지 못했다"며 "추가적으로 더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서 회동 전 기자들에게 "우리는 민주당이 요구하는 거 대부분 다 들어줬다"면서 핵심 쟁점인 소급적용에 관해서는 "그걸 어떻게 양보하냐.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손실보상 소급적용은 정부와 약속에 대한 이행 의지만 있으면 당장 처리가 가능한데 왜 안하는지에 대해 최종적으로 답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오늘 얘기를 들어보니 입장 변화가 없다"면서 "거기에 대한 책임있는 성의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간과 인원 제한에 의한 손실에 대해선 법적으로 책임지는 게 국가 역할"이라며 "실제 수천수억까지 (손실이) 발생했는데 다 같이 600만~1000만원 주면서 당시 발생한 손실을 다 이해해달라 넘어가는 거 아니냐. 이건 명백히 국가책무를 져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득역전 현상과 관련해도 그는 "정부와 여당에 대책을 내달라고 절박하게 연거푸 얘기했으나, 오늘 여기에 대해서도 오늘 전혀 답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급적용과 소득역전 현상 보완책) 두 가지가 쟁점이라 소급적용 관련해 저희 의견 2~3개, 소득역전현상을 보완할 수 있는 저희 의견을 전달했고, 정부 여당이 마지막 검토를 해서 답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7시 30분 본회의 개최 전까지 추가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지방선거 전 추경안 처리를 매듭지으려면 이날 중으로 합의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편, 이날은 5월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날이자 박병석 국회의장의 임기 마지막 날이다. 이날 여야가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새로운 국회의장 선출 일정과 추경안 처리가 맞물려 진행될 전망이다. 새 의장단이 꾸려지기 전까지는 본회의를 열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엄밀히 말하면 (데드라인이) 오늘까지는 아니다"라며 "정부여당의 의지가 있으면 오늘이라도 의장 선출을 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일 예결특위 지명하고 내일이나 내일모레 본회의를 열면 된다"면서 "의장만 선출돼 있으면 오늘이 국회 문 닫는 날은 아니다. 5월 임시국회 내 추경 처리가 전혀 법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 저쪽 의지와 진정성의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