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순, 과거 출간 시집 '왜곡된 성 인식' 표현...'지하철 내 성추행 묘사' 논란

윤재순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검찰 재직 시절 성 비위로 두차례 징계성 처분을 받은 윤 비서관이 시인 등단 후 출간한 일부 시집에서 왜곡된 성 인식을 표현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윤 비서관은 2002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분에 당선돼 문단에 등단하면서 같은 해 첫 시집 ‘가야 할 길이라면’을 출간했다.
  첫 시집에 수록된 '전동차에서'라는 시에서 문제가 된 구절이다.

'전동차에서만은/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 보고/엉덩이를 살짝 만져 보기도 하고/그래도 말을 하지 못하는 계집아이는/슬며시 몸을 비틀고 얼굴을 붉히고만 있어요/다음 정거장을 기다릴 뿐/아무런 말이 없어요’

이 구절은 여성을 상대로 한 지하철 내 성추행 범죄를 사내아이들의 자유라며 정당화한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윤 비서관의 성 인식을 드러낸 글이 아니라, 전동차 안의 그릇된 세태를 지적한 시"라고 주장했다.

2004년 10월에 발표한 세 번째 시집 '나는 하늘을 모른다'에 실린 '나의 눈깔은 처녀다'란 시에서는 '처녀'를 '퇴색되지 않은 선홍빛 눈깔' '핏기가 가시지 않은 태양' 등으로 비유했다.

문학 작품에 사용된 '시적 허용'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왜곡된 성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윤 비서관은 검찰 재직 당시 성비위 사건에 연루돼 두 차례 징계성 처분을 받은 전력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성비위 논란이 불거진 윤재순 청와대 총무비서관 발탁에 대해 "대통령의 그릇된 성 인식을 방증한다"고 비판했다.

홍서윤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비서관의 성추행 전력과 왜곡된 성 인식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 국민의힘 정권은 성 비위에 관대하냐. 측근이면 모든 것이 예외 적용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홍 대변인은 "윤 비서관이 2012년 회식 자리에서 '러브샷을 하려면 옷을 벗고 오라'는 발언을 하고, 직원의 볼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고 한다"며 "명백한 성희롱과 성추행 정황에도 윤 비서관에게 내려진 처분은 경고에 그쳤고, 승승장구해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에 검찰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