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인준 빨간불, 민주·정의 '부적격 판단'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하 인사청문 결과 민주당과 정의당 모두 부적격 판단을 내리면서 국회 인준 통과에 빨간불이 켜졌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4일 국회 브피핑을 통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결과 실격"이라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자신을 둘러싼 무수한 의혹을 해소하려 애쓰기는커녕 뻔뻔할 정도로 당당한 태도는 총리로서의 자질 부족을 넘어 공정과 상식의 경계마저 무너뜨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 후보자는 공직-김앤장-공직-김앤장-공직후보의 관피아 인생을 살아오면서 이해충돌, 전관예우를 '당연한 특권' 쯤으로 여기며 살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며 회전문 인사와 전관예우 문제를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또 "론스타는 대한민국에서 5조원의 이익을 챙긴 뒤 먹튀한 것도 모자라, 대한민국에 5조원이 넘는 국제투자분쟁 소송을 걸었다"고 지적하면서 "그런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직전에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수석비서관이었던 한 후보자는 인수 당시 론스타의 법률대리인이었던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근무했다"며 론스타 소송과의 관련성에도 의구심을 표했다.

특히 "한 후보자는 대한민국 정부와 론스타간 소송 과정에서 ‘한국이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이라며 국익을 지키려는 정부의 반대편에 선 발언을 했다"고 꼬집었다.

조 대변인은 또한 "(한 후보자가) 김앤장에서 근무하며 에스오일 사외이사까지 겸직했을 뿐만 아니라 김앤장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 폭스바겐 배기가스 불법 조작, BMW화재 사건 등 외국기업의 법률대리를 한 사실도 모른다고 발뺌했다"며 "엄청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며 전 국민이 분노했던 사건들을 몰랐다면 무지한 것이고, 알고도 모르쇠로 일관한 것이라면 무책임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정의당 역시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류호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여러 부도덕한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며 "▲김앤장 근무를 둘러싼 이해충돌, ▲배우자를 통한 그림테크, ▲론스타 사건 개입, ▲외국기업에 3억 월세 선입금, ▲무역협회장 휘트니스 무료이용권 등 후보자에게 제기되는 의혹에 대한 해명은 국민의 상식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역시 한 후보자의 부적격하다고 판단한 핵심 이유를 김앤장과 최고위 공직의 회전문 인사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선례가 남으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민주당과 정의당에서 한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단함에 따라 국회 인준 절차를 남겨둔 한 후보자측은 난감한 상황이다.

한 총리 후보자의 인준이 부결될 경우 한 총리 후보자의 제청이 필요한 장관 후보자들 역시 인선 절차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