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의원 선거법 위반 '공범'으로 검찰 이첩
◆…공수처는 4일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 사건에 대해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을 불구속기소하고, 김웅 의원에 대해서는 공선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이첩하는 수준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손준성 검사. (사진 = 연합뉴스)
고발사주에 연루된 의혹을 받았던 윤석열 당선자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은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공수처는 결국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의 핵심인 고발장 작성자와 작성 목적 등은 밝혀내지 못한 채 용두사미격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공수처는 4일 고발사주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마루리 하면서 손준성 검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김웅 의원에 대해서도 공직선거법·개인정보보호법·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전자정부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지만, 사건 당시 총선에 출마하려던 민간인 신분이어서 공수처법상 사건을 검찰로 이첩했다.
공수처는 손 검사에 대한 공소사실 요지에서 "손 검사와 김 의원은 범여권 인사인 최강욱· 황희석 등이 입후보한 21대 총선에 부정적인 여론형성 등 영향을 미치게 할 것을 공모"했고, "손 검사는 2020년 4월 3일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그 가족, 검찰 조직에 대해 비판 및 의혹을 제기하던 제보자 지 모 씨 및 그 배후의 범여권인사 최강욱, 황희석과 유시민 그리고 검언유착 등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 등을 상대로 하는 공직선거법위반 등 혐의의 1차 고발장 및 실명판결문 등 자료를 전직 검사이자 미래통합당 소속 국회의원 후보자였던 김웅에게 전송하고, 김웅은 이를 미래통합당에 전달하여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또 "조성은 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 등을 전송하고 김 의원이 조성은 당시 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에게 순차 전달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김웅 의원과 조성은 씨의 통화녹취록 등을 토대로, 손준성 검사와 김 의원이 공모해 윤 당선인과 가족, 검찰 조직에 대한 비난 여론을 무마하고 최강욱 의원 등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 점이 인정된다"고 봤다.
또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내부 판결문 검색기록과 검찰 메신저 기록 등을 토대로 손 검사가 소속 공무원들에게 지시해 판결문을 검색·출력하도록 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일부 혐의로 손준성 검사를 기소했지만, 문제의 고발장 작성자는 끝내 특정하지 못했다. 의혹을 받았던 수정관실 공무원들이 작성했다는 증거는 결국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는 모두 불기소 처분하게 됐다.
공수처는 손준성 검사와 김웅 의원을 제외한 윤 당선인과 함께 입건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 검사 3명 등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다.
또 윤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도 고위공직자범죄에 해당하는 직권남용 혐의는 무혐의 처분하고, 나머지 범죄는 공수처법상 수사대상 범죄에 해당하지 않아 검찰로 단순 이첩했다.
이날 수사결과를 브리핑한 여운국 공수처 차장은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앞으로도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끼치는 고위공직자범죄를 엄단하겠다"며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공명한 선거풍토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