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수감자 맞교환...美 "자국민 보호 차원·우크라 지지 변함없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양국이 상대국에서 복역 중인 자국민 중형 수감자들을 맞교환했다. 미국은 이것이 러시아와의 외교 목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며 우크라를 지지해 온 미국의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에 수감 중인 미국인 트레버 리드와 미국에 수감 돼 있던 러시아인 콘스탄틴 야로셴코의 교환이 성사됐다고 발표했다.

수개월 간 협상 끝에 이뤄진 수감자 맞교환은 제3국에서 이뤄졌으며, 두 사람 모두 본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협상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며 "리드가 다시 가족을 만나게 된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미 해병대 출신인 리드는 2019년 러시아를 방문했다가 현지 경찰관 2명을 위협하고 폭행한 혐의로 체포돼 이듬해 모스크바 법원에서 9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왔다. 2021년 6월 열린 항소심도 리드에 대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리드는 지난달 28일 결핵 등을 호소했지만 치료를 받지 못하고 독방에 감금되자 이에 항의해 단식 농성을 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조종사로 일하던 야로셴코는 2010년 5월 현지 보안당국에 코카인 대량 운송 시도 혐의로 체포돼 곧바로 미국 마약단속국(DEA)에 인계됐다. DEA는 야로셴코를 포함한 5명의 마약 밀매범들이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으로부터 4t 분량, 시가 1억 달러 상당의 코카인을 넘겨받아 라이베리아 등으로 운송하려고 모의했다고 밝혔다. 뉴욕 법원은 2011년 9월 야로셴코에게 마약 밀수 혐의 등으로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현재 러시아에 구금된 미국인은 2명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16년형을 선고받은 전 미 해병대원인 폴 웰런과 마약 혐의로 구금된 미국 농구 선수 브리트니 그리너를 석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수감자 맞교환은 양국이 수개월 간 협상해 온 결과이며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일 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에 침공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