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30일 '윤석열판 블랙리스트' 의혹이 있다며 국민의힘 이달곤 의원이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복지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주요 이력에 대한 블랙리스트 성격의 명단 작성 파일을 제시하고 있다. (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의 블랙리스트 기초자료 수집 시도에 대해 인사보복 의혹을 제기하며 제동 걸기에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국민의힘이 공공기관 임원들의 주요이력에 대한 블랙리스트 성격의 명단 작성 제출을 요구했다"며 "현 정부 관계자는 물론 민변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종사자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되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정치인 지지선언 이력,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피해 또는 규탄 이력 등 공공기관이 직접 조사하지 않으면 파악하기 어려운 내용까지 들어있어 더욱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공공기관 스스로 국민의힘의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을 직접 솎아내라는 무언의 압력이자, 정권이 교체되기도 전에 백기투항을 요구하는 노골적 메시지"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제보가 이어지는 것을 볼 때 조직적인 기획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검찰총장, 공수처장 등 사정기관은 공개적으로 사퇴를 압박하고, 공공기관은 블랙리스트를 활용해 광범위하게 찍어내겠다는 시도로 읽힌다"고 우려했다.
그는 "윤석열 당선자는 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며 "민주당은 블랙리스트 명단작성 사례에 대해 즉시 전수조사에 착수하고 진상을 밝혀, 독립성, 공정성이 보장된 공공기관의 장악시도를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30일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 이달곤 의원이 복지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주요이력에 대한 블랙리스트 성격의 명단 작성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블랙리스트 의혹을 제기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이달곤 의원실에서 요구한 자료를 제시하면서 "'블랙리스트를 포함하여 국정농단 사건의 피해 또는 규탄 이력'이 있는지를 파악하여 새로운 윤석열판 블랙리스트 작성을 시작했다. 취임 41일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인사보복 준비에 돌입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오 대변인은 특히 "검찰은 고발 3년여 만에 수사를 재개하면서 산업부와 8개 산하기관까지 압수수색한 바 있다"고 지적하면서 "어제 김기현 대표는 캐비닛에 넣어둔 채 미루어왔던 사건들을 하루빨리 수사하라고 촉구하며 하명수사 논란을 자초했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이어 "인사보복을 넘어 검찰 수사를 앞세운 정치보복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원일희 수석부대변인은 인수위 사무실에서 "임기 말 부실 공기업 알박기 인사 강행에 대한 인수위의 입장"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은 문재인 대통령의 동생과 대학 동창으로 알려진 박두선 신임 대표 선출이라는 무리수를 강행했다"며 인사권을 두고 다시 청와대와 날선 대립각을 세웠다.
원 대변인은 "외형상 민간기업의 의사회 의결이란 형식적 절차를 거쳤다고 하나 사실상 임명권자가 따로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자초하는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원 대변인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감사원에 조사 요청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청와대는 인수위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는 청와대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청와대는 그런 일을 한 적도 없고, 그 사실을 알지도 못했고, (해당 인사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박두선 대표의 선출 과정에 개입할 이유가 없고, 개입한 사실도 없다는 게 청와대 입장"이라고 전했다.
인사권을 두고 청와대와 인수위 간 공방이 다시 재현되고, 민주당에서 블랙리스트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정국이 급속도로 냉각 기류를 맞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