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걸린 금소법...앞으로 손볼 내용은?

징벌적 손해배상...금융사에 최대 3배 손해배상 청구
집단소송제...피해자 일부가 대표로 소송하면 모두 적용
입증책임 전환...금융사 귀책 시 소비자 피해 입증토록
분쟁조정 개선안...소비자 수락하면 금융사 따라야

금소법은 자료요구권, 청약철회권, 위법계약해지권, 손해배상청구권 등 금융소비자의 권리와 함께 금융사가 준수해야 할 6대 판매원칙(적합성원칙, 적정성원칙, 설명의무,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부당권유금지, 광고규제)을 명시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집단소송제, 입증책임 전환 등 강력한 소비자 사후구제를 위한 방안이 주로 담겼다. 금소법 제정 당시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가 핵심 사안으로 주목받았으나 금융사의 책임이 너무 커져 불합리하다는 반발에 부딪혀 반영되지 못했다.

의원안별로 살펴보면 전재수 의원안은 금융사의 중과실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최대 3배 이내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주된 내용이다. 전 의원은 “판매자가 불법행위를 해서 얻는 기대이득에 비해 과징금 등 제재 수준이 미흡하다 보니 범죄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민병덕 의원안은 여기서 한발 나아가 ‘집단소송제’도 포함했다. 금융사가 금소법을 어긴 경우 피해 소비자 중 일부가 대표당사자로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해당 판결로 다른 피해자들도 구제받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금융정의연대 측은 “소비자 피해사건은 주로 구제금액보다 소송비용이 커서 소비자들이 구제신청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고 개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데 드는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집단소송제는 기업의 과실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효과적으로 구제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피해사실 입증책임을 금융소비자가 아닌 금융사에 부여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이용우 의원안은 금융사가 금소법을 위반해 손해배상 분쟁이 발생한 경우 금융사에 입증책임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윤재옥 의원은 금융사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판매 시 원금 미보장 및 손실 최대치 수준을 알리지 않았다면 입증책임을 전환하고 손해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덕흠 의원안은 일반 고객에게 고위험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직접 서명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금융당국의 분쟁조정위원회 개선안도 주요 과제다. 이용우 의원은 2000만원 이하 소액분쟁사건에 대한 분조위 조정안을 금융소비자가 수락하면 금융사가 이를 따르도록 하는 ‘편면적 구속력’을 제시했다.

김병욱 의원안은 분조위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정문 의원은 금융분쟁조정중재원을 신설해 기존 금감원의 금융분쟁 조정업무를 전담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의원은 “금융소비자 피해를 법적 시안에 맞춰 조정하기 위해서는 공정성과 전문성을 갖춘 금융분쟁 전문 조정기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개정안을 3차례 발의한 윤창현 의원은 대형 GA(법인보험대리점)에 대해 직접 배상책임을 부과하는 등 보험소비자보호 3법과 초·중·고등학교에서 금융교육을 의무화하는 법안, 금소법 관련 경징계는 금감원 선에서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을 냈다.
또 금융위는 금감원, 금융업권별 협회와 함께 ‘금융회사 애로사항 신속처리 시스템’을 운영해왔으며 최근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금소법의 여신 부문에 대한 애로 사항을 살피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목적성과 명확한 문제의식을 가진 TF는 아니고 일상적인 검토 과정”이라며 “금소법이 잘 시행되고 있는지 관련 통계를 파악하며 미흡 사항이나 애로 사항을 해소할 방안을 끊임없이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