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재무부 "채무 갚겠다, 단 루블화로 상환할 것"

전체 외환보유액 중 3천억 달러 가량이 경제 제재로 동결된 러시아

'채무 이행 외면하는 게 아니라 루블화로 상환하겠다는 것은 정당한 일'

14일(현지시각) 러시아 정부 당국이 외환보유가 서방의 제재로 절반 가량이 동결됐다며 외채를 자국 화폐인 루블화로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폭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루블화로 러시아가 외채를 상환할 경우 러시아에 투자한 서방의 은행과 기업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러시아 국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전체 외환보유액 6400억 달러 중 절반 가량인 3000억 달러 가량이 서방의 경제 제재로 동결됐으며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외환보유고 사용을 제한시킨 비우호국들에 대한 채무는 루불화로 상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
또한 그는 "러시아가 채무 이행을 외면하지 않고 외환보유고 동결이 해제될 때까지 루블화로 상환하겠다는 것은 전적으로 정당한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
현재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
특히 1억1천700만달러 상당의 달러 표시 채권 이자 지급 만기일인 오는 16일이 러시아가 첫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침공 전 달러당 70~80루블 사이에서 거래가 이뤄졌던 반면 지난 11일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약 135루블까지 폭락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