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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업계 숙원 '차등의결권' 가로막은 민주당... 반기업정서 비판 도마에

  • 보도 : 2022.01.10 22:48
  • 수정 : 2022.01.11 12:45

벤처업계 "창업자 경영권 불안, 첨단산업 육성 노력에 찬물"

민주당 일각의 교조주의적 반기업정서 비판

박용진·오기형·이용우 "1주 1의결권 원칙·주주평등 원칙 훼손"

조세일보
◆…법사위 전체회의(사진 = 연합뉴스 )
비상장 벤처기업 창업자의 경영권 불안 해소를 위한 복수(차등)의결권 도입 법안이 국회 법사위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다.

벤처·스타트업계는 일제히 복수의결권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벤처기업 창업주에 한해 의결권을 주당 10개까지 허용하는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밴처기업법) 개정안을 논의할 전망이었지만 여야 간사 간 합의가 불발되면서 안건 상정이 되지 않았다.

차등의결권주식의 하나인 복수의결권주식은 상법에서 정하고 있는 '1주 1의결권' 원칙의 예외로 1주당 2개 이상의 의결권이 부여된 주식을 말한다.

하지만, 현재 국내 상법에서는 기업이 정관 규정 또는 주주총회 결의 등을 통해 1주당 2개 이상의 복수 의결권을 부여하는 주식을 발행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벤처업계에서는 특별법 형태의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처기업법) 개정안으로 이를 도입하고자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 법안은 비상장 벤처기업 창업주의 지분율이 30% 미만일 시, 해당 창업주에게 복수의 의결권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벤처 업계의 숙원으로 꼽혀온 이 법안은 지난달 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를 통과하면서 기대감을 높여왔다.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는 10일 성명서에서 "복수의결권 도입과 관련해 현재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들이 새로운 것들이 아니고 그동안 국회 상임위원회 등을 통해 충분히 논의되고 대안이 마련된 것임에도 계속 발목을 잡고 있는 것에 분노와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국회 상임위, 정부,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그동안 노력이 존중돼야하며, 결코 헛되이 취급하지 말고 관련 도입 방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 업계에서는 이미 각 당에 전달한 '혁신·벤처분야 2022 대선공약제안 자료집'을 통해서도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 내용을 포함한 바 있다.

특히 벤처·스타트업계는 현행 '1주 1의결권' 상황에서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주식을 추가로 발행할 경우 지분율이 희석돼 창업자의 경영권이 불안해지는 문제로 인해 벤처 업계 경영진들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외부로부터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이들은 또한 "국회에 상정된 법안에는 '재벌 대기업의 편법 경영권 승계 악용 차단', '엄격한 주주동의를 통한 발행', '소수 주주 및 채권자 보호를 위한 복수의결권 행사 제한' 등 부작용 방지를 위해 충분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회 산자위의 개정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6개국 중 17개국이 복수의결권 제도를 도입하고 있고, 유럽의 경우 300대 상장사 중 약 20%정도가 차등의결권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의 경우 2004년 5%에 불과하던 차등의결권 도입 기업 비율이 2018년에는 13%까지 증가했다.

최근 중국을 비롯한 싱가포르,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복수의결권 도입 논의가 활발하고, 2018년 이후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민주당의 박용진·오기형·이용우 의원은 9일 성명을 통해 복수의결권 논의를 유보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관련 개정법이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 의원들은 성명서에서 "복수의결권제도는 기업지배구조와 소액주주 보호가 취약한 우리나라에서는 문제점이 더 크다"며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추진할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 의원들은 "첫째, 복수의결권은 벤처의 자금수요자 입장만 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자금공급자의 관점에서도 이 문제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벤처투자는 창업자의 기술과 경영능력을 보고 장기 회수를 목표로 이루어지므로 경영권을 위협할 이유가 없다"며 "따라서 복수의결권 주식의 발행 없이도 주주간 사적계약으로 벤처기업에 대한 창업자의 경영권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에 복수의결권 주식발행으로 창업자의 경영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벤처기업의 초기에 복수의결권 주식을 발행해야지만 벤처기업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게 아니"라며 "미국의 경우도 복수의결권제도는 벤처기업 초기부터 도입하는 것이 아니고 주식시장 상장 직전에 복수의결권 주식을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셋째로 우리나라 상법에 이미 창업자의 경영권 방어 장치가 충분히 있다며 "이미 상법개정으로 다양한 종류의 주식이 발행 가능하여 유한회사, 상환전환우선주 등 의결권 제한 주식, 무액면 주식 발행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경영권 방어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들 의원들은 "비상장 벤처기업에 한해 복수의결권을 도입한다고 하지만 일단 도입할 경우 다른 기업들에게도 복수의결권 도입하자는 주장이 거세게 일 것"이라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의 불공정합병에 이어 물적분할 후 자회사상장까지 자본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공정한 일들에 이어 1주1의결권원칙과 주주평등의 원칙을 훼손하는 복수의결권제도의 도입은 공정한 자본시장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저버리는 행위가 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법사위 상정 불발로 11일 국회 본회의에 오르지 못하게 된 복수의결권 제도 내용을 담은 '벤처기업법 개정안'은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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