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尹과 결별 "그 정도 정치적 판단 능력이면 같이할 수 없다"

'상왕', '쿠데타' 논란 보며, 윤 후보와 더 이상 의사소통 안 돼

윤 홀로서기… "잘 되기만 바랄 뿐, 특별히 당부할 말 없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개인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대위 개편에 대해 윤 후보의 당선을 위해서 개편하자고 하는 건데, 무슨 쿠데타를 했느니, 무슨 상왕이니 하는 말이 나온다"며 "(윤 후보가) 그 정도의 정치적 판단 능력이면 더 이상 나하고 뜻을 같이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상왕' 논란과 관련해선 "(윤) 후보가 자기 명예에 상당히 상처를 당했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런 이야기하는 것을 보며 '아하, 더이상 내가 이 사람하고는 뜻이 맞지 않으니까 같이 일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자신이 윤 후보에게 '연기만 하라'고 한 발언의 진의에 대해서도 윤 후보가 오해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통상적으로 후보와 선대위가 합치돼 가야 실수가 안 나오니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라며 "그걸 과도하게 해석해서 내가 후보를 무시했느니 어떠니 소리를 하는 것이 벌써 상식에 어긋나는 소리"라고 윤 후보와 의사 소통에 문제가 있었음을 드러냈다.

그는 선대위를 구성을 둘러싸고 오래 전에 윤 후보에게 이야기 한 것이 있다며 이견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김 위원장은 "내가 처음부터 이런 선대위를 구성하면 안 된다고 했고, 그래서 안 가려고 했던 것인데 하도 주변에서 정권교체 책임을 왜 회피하느냐 해서 12월 3일에 합류했는데, 가보니 선대위가 제대로 작동을 안 했다"며 "그동안 관찰하다가 일부 수정해보자 했는데 일부 수정해도 제대로 기능이 안 됐다. 그래서 전반적인 개편을 안 하고선 (선거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전반적 개편을 하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날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으로부터 윤 후보의 새로운 선대위 개편 구상과 해촉 사실을 전달받지 못했다고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임 본부장이 찾아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나한테 통보한 것도 아니다"라며 "와서 와인 한 잔 먹고 갔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일 윤 후보 측에서 사의를 표명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윤 후보에게 전화로 '나는 사의 표명하는 짓은 안 한다. 나는 그만두면 그만두는 것이지, 사의 표명하고서 당신한테 반려받는 짓은 안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고, 전화를 끊은 뒤 윤 후보에게 전화가 와서 '그럼 제가 잘못 들은 것으로 하겠다'고 했서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작심 비판을 쏟아내며 "경선 과정에서부터 나를 종종 찾아오면 내가 한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도 지켜지지 않은 사람"이라며 "윤 후보가 애초 선대위를 단출하게 구성해달라고 했던 자신과의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부터 종종 찾아와서 위원장님이 다 해주시면 자기는 지방으로 뛰기만 하겠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선대위를 단촐하게 해달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한 열흘 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더니, 그동안 자기 나름대로 선대위를 다 요란하게 꾸려서 갑자기 찾아와서 이렇게 만들었습니다해서 내가 무슨 선대위가 이렇게 복잡하냐고 말했다"고 과거 일화를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대선 승리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그건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한발 물러서면서도 "자기네들이 무슨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에 대해 논평하고 싶지 않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대선 같은 대선은 내가 경험해본 적이 없다"고 비판하면서 "우리나라에 여러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대통령 될 사람이 국정을 완전히 쇄신해 세계 속에 다음 세대가 중심으로 들어갈 디딤돌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그는 권성동 의원이 사무총장직 사퇴에 대한 질문에는 "그 사람이 그만두고 안 그만두고는 별로 관심이 없다"며 "본질적으로 대선을 어떤 방향으로 치를 것인지 확고한 생각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을 회피했다.

김 위원장은 '윤핵관' 문제에 대한 질문에는 "앞으로도 똑같다. 대략 짐작할 수 있는데, 후보가 어떤 행동을 보이나를 보면 여러분이 확인할 것"이라고 말해 윤핵관 문제가 언제든 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뉘앙스를 남겼다.

그는 "내가 이 선대위 와서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도와주는 유일한 사람일 것"이라며 "다들 개인적인 이해관계에서 와 있는 사람들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후보의 홀로서기에 대해 당부할 말이 없냐는 물음에는 "잘 되기만 바라는 거지, 특별히 당부할 말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후보는 이날 기존 선대위를 해체하고 새로운 선거대책본부장에 4선인 권영세 의원을 임명했다.

윤 후보는 "철저한 실무형 선거대책 본부를 구성하겠다"며 "국민이 기대하셨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 또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국민께서 듣고 싶어하는 그 말씀을 드리겠다. 제게 시간을 좀 내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