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망신주기식 ‘딩동’ 방역패스, 국민 인권침해 작정했나”

임산부 등 미접종자에 대한 일상생활 구제방안 마련 촉구

“접종 마친 임산부 1%도 안 돼... 딩동 소리, 탁상행정이자 인권 침해”

현직 의사 등 제기한 방역패스 집행정지 심문 오는 7일 열려

이용호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방역당국이 오는 10일부터 식당과 까페, 학원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와 백화점까지 방역패스 적용을 확대하기로 한 것에 대해 "국민들의 인권침해를 하려고 작정했나"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4일 입장문을 통해 "방역패스는 무조건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백신 부작용 우려 때문에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임신부와 투병 환자 등에 대한 충분한 고려 후 추진하느냐"며 "방역당국이 밝힌 지난해 12월 9일 기준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임산부는 2087명(1.5%)이고 2차 접종까지 마친 임신부는 1175명(0.84%)에 불과하다. 임신부가 약 14만명인데 접종완료자는 1%도 안 되는 수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또 복용 중인 약물이 있거나 기존 질환 때문에 백신 부작용이 우려되는 미접종자 역시 마찬가지"라며 "이들은 가족도 못 만나고 꼭 필요한 생활물품 구입 등 최소한의 활동만 하며 버티고 있눈데 이제는 대형마트까지 방역패스를 확대한다고 하니 이마저도 못 갈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방역당국은 감기약도 함부로 못 먹는 임신부, 백신 부작용이 우려되는 환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고는 "'딩동' 소리로 망신주기식의 방역패스 확대는 그야말로 탁상행정이자 인권침해"라면서 "국민의 일상생활을 보장하는 대안이 우선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3일부터 만료자는 '딩동' 알림음... 다중이용시설 출입도 제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3일 0시부터 방역패스에 유효기간이 설정됐다. 유효기간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180일까지이며 이 기간이 경과하면 방역패스를 인정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 3일 기준으로 지난 7월 6일 이전에 2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은 식당, 카페 등을 이용할 때 3차 접종을 받거나 PCR 검사 음성 확인서 등을 통해 감염 전파력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집계 결과를 보면 지난 2일까지 방역패스 유효기간 만료 대상자 563만명 중 92%인 518만명이 3차 접종을 받았다. 4000명은 3차 접종 예약을 마쳤다.

나머지 43만 6000명은 3차 접종을 받지 않고 예약도 하지 않아 유효기간이 만료된다.

오는 9일까지는 계도기간이어서 방역패스 위반으로 과태료 등 행정 처분이 내려지지는 않는다. 이후 10일부터는 계도기간이 종료돼 유효하지 않은 방역패스로 다중시설을 몰래 이용하다 적발되면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바뀐 인증 시스템에 QR 코드를 인식시키면 유효기간 만료 여부에 따라 다른 알림음이 나온다. 현재는 '접종 완료 후 14일이 경과되었습니다'라는 안내 음성이 나오는데 앞으로는 유효기간이 남은 경우에만 '접종완료자입니다'라는 음성이 나온다.

그러나 6개월의 유효기간이 만료된 접종증명서를 찍으면 '딩동' 소리가 나온다.
  또 방역당국은 지난 3일 0시부터 백신 접종완료 후 6개월이 지나 부스터샷(3차 접종)을 맞지 않거나 48시간 내 발급받은 PCR(유전자증폭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시하지 않으면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기존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시설은 ▲유흥시설 등(유흥주점, 단란주점, 클럽(나이트), 헌팅포차, 감성주점, 콜라텍‧무도장) ▲실내체육시설 ▲노래(코인)연습장 ▲목욕장업 ▲경륜‧경정‧경마/카지노(내국인) ▲식당‧카페 ▲학원 등 ▲영화관‧공연장 ▲독서실‧스터디카페 ▲멀티방 ▲PC방 ▲스포츠경기(관람)장(실내) ▲박물관‧미술관‧과학관 ▲파티룸 ▲도서관 ▲마사지업소‧안마소 등이었으나 오는 10일부터 3000㎡ 이상인 대규모 상점·마트·백화점 등도 방역패스 적용이 추가된다.

방역패스를 위반하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태료는 시설 이용자와 관리자(사업주) 모두에게 부과되는데 이용자는 10만원, 사업주는 1차 150만원, 2차 위반 때는 300만원이다.

사업주에게는 과태료 이외에도 행정처분도 내려진다. 1차 위반 때는 영업정지 10일, 2차 20일, 3차 때는 3개월간 운영 중단 명령을 내릴 수 있다. 4차 위반 시 시설 폐쇄도 가능하다.

3차 접종력과 2차 접종 후 경과일은 코로나19 전자예방접종증명(COOV·쿠브)뿐 아니라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민간 플랫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시설관리자는 이용자의 방역패스를 확인할 때 이를 살펴야 하고 만약 방역패스를 소지하지 않았다면 시설 이용이 불가함을 안내해야 한다. 또 시스템 개선에 맞춰 전자출입명부(KI-PASS) 앱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방역당국은 미접종자 감염 양상이 줄고 이로 인해 위중증·치명률이 낮아진다면 저위험시설부터 방역패스의 적용을 해제할 예정이라 밝혔다.

◆ "실효성 없는 방역패스로 미접종자 기본권 침해" 현직 의사 등 반발

한편, 현직 의사 등이 정부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조치에 반발해 신청한 집행정지 심문이 7일 열린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한원교 부장판사)는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1천23명이 보건복지부 장관과 질병관리청장 등을 상대로 낸 방역패스 처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을 오는 7일 진행한다.

집행정지란 행정청의 처분으로 복구할 수 없는 큰 피해를 볼 우려가 있을 때 처분의 집행이나 효력을 임시로 막는 조치다.

재판부는 이날 방역패스 적용으로 인한 권리 침해 등에 관한 양측의 입장을 확인한 뒤 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막겠다며 백신 접종을 마쳤거나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음이 확인돼야 식당과 카페, 학원 등 공중시설 출입을 허용하는 조치를 시행했지만, 이미 백신 접종률이 90%를 웃도는 상황에서 실효성 없는 방역패스로 미접종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반발이 제기됐다.

원고들은 "정부가 미접종자에 대해 사회생활 시설 전반 이용에 심대한 제약을 가하는 방식으로 임상시험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요해 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양산하고 있다"며 지난달 31일 방역패스 적용 처분을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을 내고 집행정지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