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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적 사유로 간접검증결과가 늦게 도착하더라도 FTA 협정관세 적용 가능"

  • 보도 : 2021.12.29 08:00
  • 수정 : 2021.12.29 08:00
조세일보
◆…법무법인 광장 조재웅 변호사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체약상대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품은 협정에 따라 철폐 또는 인하된 세율의 관세를 납부할 수 있다. 이를 '협정관세의 적용'이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협정관세는 모든 수입물품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체약상대국의 원산지 물품이라는 실체적 요건뿐만 아니라 절차적 요건까지 모두 충족하여야 수입물품 협정관세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직접운송, 원산지증명서 또는 원산지신고서의 유효성, 체약상대국의 기한 내 간접검증 회신이 대표적인 절차적 요건이며, 우리나라 세관이 수입자가 협정관세 적용을 정당하게 받았는지를 살펴보는 원산지조사에서 절차적 요건의 불충족을 원인으로 협정관세 적용이 배제되고 관세ㆍ부가가치세ㆍ가산세 등 수입제세가 부과되는 사례는 자주 발생한다.

협정관세 적용의 절차적 요건 중 간접검증의 회신 기한에 관하여, FTA특례법은 기간 내 체약상대국 세관이 회신하지 아니하거나 수입물품의 원산지 판단에 충분히 정확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수입국이 원칙적으로 협정관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체약상대국 세관이 여러 사정으로 우리나라 세관의 간접검증 요청서에 아예 답신하지 않거나 기한을 도과하여 답신을 보내오는 상황이 발생한다. 전자는 절차적 요건 위반으로 협정관세 적용이 배제되어야 타당하다는 점이 명확할 터이지만, 후자에 대해서는 '간접검증 회신 지연으로 협정관세 적용을 제한할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협정관세 적용이 가능하다는 예외가 협정에 규정되어 있다.

본건에서 쟁점이 된 한-EU FTA는 '원산지 제품'의 정의 및 행정협력에 관한 의정서 제27조 제7호에 "합리적 의심이 있는 경우 검증 요청일로부터 10개월 이내에 회신이 없거나, 그 회신이 해당 서류의 진정성 또는 제품의 진정한 원산지를 결정하기 위한 충분한 정보를 포함하지 아니하는 경우, 요청하는 관세당국은 예외적인 경우(in exceptional circumstances)를 제외하고 특혜 자격 부여를 거부한다"고 규율하고 있다.

이어서 사실관계를 개관하면, 우리나라 기업이 이탈리아로부터 수입한 물품에 한-EU FTA 협정관세를 적용받았는데, 세관이 수입자 서면조사를 거쳤으나 협정관세 적용 요건이 갖추어졌는지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자 이탈리아 세관에 간접검증을 요청하였다.
그런데 우리나라 세관이 서신으로 독촉하였음에도 한-EU FTA가 정한 10개월의 회신 기한이 지났고, 결국 처분청(세관)은 수입자에게 한-EU FTA 협정관세 적용을 배제하고 과세전통지와 과세처분을 하였던 사안이다.

다만 처분청은 상대국 정부의 회신이 늦어진 점에 수입자의 잘못이 없던 점을 고려하여 가산세를 면제하고 수정수입세금계산서를 발급하여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공제도 가능토록 하였다.

공교롭게도 처분청의 협정관세 적용 배제 및 과세전통지가 이루어진 바로 다음 날, 이탈리아 세관의 쟁점이 된 물품 전부가 한-EU FTA 적용대상이 맞다는 내용의 간접검증 회신이 우리나라 세관에 도착하였다.

조세심판원 2021. 10. 21.자 2021관14 결정은 한-EU FTA 의정서에 따라 간접검증 회신이 지연되더라도 협정관세 적용이 가능한 예외에 관한 구체적인 판단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즉 '방송ㆍ신문보도 등을 통해 그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된 체약상대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전국봉쇄ㆍ이동제한ㆍ공공기관폐쇄 등의 조치는 수출당사국의 관세당국, 물품 생산자, 수출자 등이 통제 불가능한 특정한 상황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 상황으로 인한 이탈리아 관세당국의 쟁점물품에 대한 검증결과 회신지연은 협정관세 적용을 제한할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 점'을 주된 판단근거로 삼아서, 검증결과의 회신이 지연되었다는 이유로 협정관세 적용을 배제하여 관세 등을 부과한 처분청의 과세처분을 취소한 것이다.

종래 대상결정과 유사한 사실관계 구조 하에서, 법원이 수입자가 예상하거나 통제할 수 없었던 수출국 측의 사정으로 간접검증 회신이 지연되었다면 수입자의 귀책사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가산세를 면제하거나 수정수입세금계산서를 발급한 판결을 선고한 사례들은 존재하나, 대상결정에서 논의된 바와 같이 협정상 '예외적인 경우'라고 해석하여 협정관세 적용까지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관세 부과처분까지 취소한 사안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상결정은 원산지조사 결과 절차적 요건이 일부 미비하더라도 수입물품의 원산지 판정이 정확하고 수입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큰 경우 예외적으로 협정관세를 적용하도록 해석하여 납세의무자의 실질적 권리구제를 도모할 여지를 사실관계 포섭과 법리 설시로 정리하였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고 사료된다.

다만 대상결정의 사안에서 체약상대국 세관 회신이 하루밖에 늦지 않았고, 처분청이 가산세 면제를 불복절차를 거치지 않고 조속히 수용할 정도로 수입자에게 귀책이 없었다는 특수성에도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즉 대상결정을 토대로 코로나19 등 수출국 혼란 상황에서의 모든 간접검증 회신 지연을 정당화하는 일반화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FTA를 쟁점으로 하는 법원 판례가 타 세법분야보다 희소한 실정이고, 대법원에서 본건에 관한 법리를 체계적으로 정립한 판례가 아직 확인되지 않는 만큼, 후속 동일ㆍ유사쟁점 관세불복의 경우 판례가 정립되기 전까지는 간접검증이 지연된 개별 사안마다 협정관세 적용 가부를 신중하게 숙고하여 납세의무자의 협정관세 적용을 위한 예외적인 경우를 적극ㆍ구체적으로 소명하여 판단을 받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세심판원 2021. 10. 20.자 2021관14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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