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 "윤핵관 빼면 해결? 이준석, 사태 오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하면서 선대위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이준석 대표를 향해 "윤핵관만 빼면 해결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사태를 오도할 수 있다"고 강경 비판했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이날 "장 의원께서 굉장히 정보력이 좋거나 아니면 핵심 관계자임을 선언한 것"이라며 장 의원에게 날을 세웠다.

윤석열 대선 후보 특별보좌역을 맡고 있는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특정 한 문제 때문이라고 책임전가 하는 것 자체가 문제진단이 잘못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의원은 "특히 사람의 문제 같은 경우 그 사람이 적절한 위치에 있지 못한다고 한다면 역할 조정은 필요하지만 '그 사람들 때문이야', '그 사람들만 빼면 문제가 해결될 거야'라는 식의 접근방식은 정말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결이 안 되고 잘못하면 국민들 눈에 정치투쟁이나 내부 권력암투, 적전분열이나 자중지란으로 보일 수 있어 그런 접근방식은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특정 몇 사람만 빼면 해결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사태를 오도할 위험이 있다"며 "어떤 문제가 있다면 대안을 제시하면서 얘기해야 된다. 그 사람들이 역할을 못한다면 더 나은 사람들이 누구냐 대안을 제시해야지 무조건 '무엇은 잘못됐다', '누구는 빼야 한다'라고 접근하는 건 문제를 푸는 방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조 의원은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되고 나서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 상승곡선을 보이면서 선대위와 당 안팎에 안일한 의식이 부지불식간에 존재했음을 지적했다.

조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된 후 컨벤션 효과로 10%, 15% 이상 이재명 후보를 앞서게 되면서 부지불식간에 '선거 이후 나는 어떤 역할 해야 되지'라는 김칫국 마시는 분위기가 모든 문제의 발단"이라고 짚었다.

이어 "선거는 아직 멀었고 민심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며 "상대는 집권여당이면서 선거 경험과 노하우가 우리보다 훨씬 뛰어난 민주당이란 걸 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 가능성을 만들어낸 것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민심이 만들어낸 거지, 우리 당이 잘해서 반전을 이뤄낸 게 아닌데, 마치 우리가 잘해서 여론 지지율이 올라가고 정권교체 가능성을 만들어낸 것처럼 착각한다. 그 안에서 공치사하고 공 다툼하는 일이 일찌감치 벌어지면서 이런 일이 생긴 것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 이준석 "선대위 밖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딱 집어가며 정밀타격 하나"    

한편 이날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한 이준석 대표는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는 장제원 의원이 저도 모르는 얘기를 줄줄이 내놓기 시작한다"며 "핵심 관계자임을 선언하신 것"이라고 저격했다.

이날 이 대표는 "임태희 실장은 후보 사모(김건희 씨)에 대해서 험담을 했다고 얘기한다. 저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장제원 의원은 어떻게 알고 있던 건지 모르겠다. 주호영 조직 본부장도 타격한다, 조직 본부장은 여기저기서 안 좋은 얘기가 많이 들려온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제원 의원께서 굉장히 정보력이 좋으시거나 핵관(핵심 관계자)임을 선언하신 것"이라며 "선대위 밖에 있는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하나하나 딱 집어가며 정밀타격을 하나. 선대위 내에 아무도 모르는 내용들을 그렇게 했다는 건 무슨 정치장교인가"라고 꼬집었다.

또 이 대표는 지난 울산 합의에 대해서도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왜냐하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가 정리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대의명분을 위해 제 책임감을 바탕으로 해서 오케이했다. 가장 필수적인 3가지 요소 정도만 정리해서 첫 번째, 대외전략은 2030을 공략하는 것에 있다. 당무우선권이라는 건 후보가 요청하면 무조건 당대표가 따른다. 불분명한 규정을 정리했고, 앞으로 후보와 대표와 원내대표가 상의해서 공동으로 진행한다고 해서 저는 큰 원칙만 세우고 그냥 제가 합의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그 합의가 오히려 윤핵관들한테는 우린 살았으니 이제 마음대로 해도 이준석이가 정치적으로 욕먹을 테니까 다시는 지적 못하겠구나'라는 헛된 시그널을 준 게 아닌가 해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또 "윤 후보는 장점이 있다면 정치 신인"이라면서 "정치권의 많은 안 좋은 문법에서 벗어날 것을 선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예를 들어 '30대 장관을 만들겠다' 굉장히 파격적이다. 30대 장관을 만들겠다는데 윤핵관은 30대 당대표를 물어뜯어서 이 상황을 만들었으면 이게 메시지가 같이 가겠나"라고 지적했다.

'이 사태 책임은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에게 있나 윤석열 후보에게 있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 대표는 "판단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메시지와 행보가 동시에 맞아떨어져야 강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후보의 이미지가 형성되는 것이다. 청와대 비서실을 대폭 축소하고 내각 중심으로 각자 위임받아서 역할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얼마나 좋은 얘기인가. 그런데 선대위에는 직도 없는 자가 와서 정밀타격 하면서 본부장들을 지목해서 괴롭힌다. 아니, 청와대 비서실을 없애야 되는데 후보 측근은 직도 없는데 이렇게 말을 많이 하는 게 되나? 비선이"라고 꼬집었다.

◆ 장제원 "모욕적 인신공격에 대해 왜 할 말 없겠나...대응하지 않겠다"  

반면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즉각 반발하며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견지할 것을 밝혔다.

장 의원은 "지금은 오로지 정권교체와 윤석열 후보만을 생각해야 할 때"라며 "모욕적 인신공격에 대해 왜 할 말이 없겠나. 그러나 대선을 70여일 앞둔 엄중한 시기에 당이 진흙탕 싸움에만 빠져 있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만 이로울 뿐이다. 제가 해야 할 일만 성심을 다해 수행하겠다. 참고 또 참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