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천연가스 지표 네덜란드산 TTF 역대 최고기록… 하루 만에 16% 뛰어
“유럽 올겨울 저장량 적어 수입에 의존… 불확실성 커지고 있는 상황”
“러, 노드스트림2 승인 지연·우크라 정치적 긴장 이유로 가스공급 보류” 비난도
◆…벨라루스 민스크 인근의 '야말-유럽 가스관' <사진 로이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야말-유럽 가스관’의 가스 공급이 지난 주말 이후 감소하다 21일(현지시간) 중단됐다. ‘야말-유럽 가스관’은 러시아에서 벨라루스와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돼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가스관이다.
이에 최근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던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21일 기준, 유럽 천연가스 지표인 네덜란드산 TTF 선물가는 16% 이상 상승해 171.40유로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영국산 가스도 4.29파운드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제임스 와젤 에너지애스펙스 유럽가스 대표는 “유럽은 올겨울 저장 완충장치가 거의 없고 예년보다 수입에 훨씬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며 “가스프롬은 일반적으로 공급량의 20% 정도를 폴란드를 통해 유럽에 출하해 왔지만, 올해 들어 이러한 흐름이 일관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방국 관계자들과 산업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또 다른 가스관인 노드스트림2의 승인절차 지연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치적 긴장을 이유로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보류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그 어떤 연관성도 부인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야말-유럽 가스관과 노드스트림2의 연관성은 없다”며 “순수하게 상업적인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탄소배출 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2049년 이후 非EU 국가들과 천연가스 장기계약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긴 가스 시장 규정 개정안을 발표했는데 이는 사실상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다.
천연가스 소비량의 43%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유럽은 코로나19 이후 수요급증과 러시아의 천연가스 무기화로 올해 천연가스 가격이 600%까지 치솟는 등 사상 최악의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다. 러시아로부터 유럽에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노드스트림-2의 개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이 대두되고 서방국과 러시아의 대립이 심화되면서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관 노드스트림-2 개통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미국은 노드스트림-2에 대한 제재를 가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경우 가스관의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미국은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노드스트림-2가 개통될 시 러시아가 유럽에 가지는 영향력이 증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독일 에너지 규제기관 또한 지난달 유럽 에너지법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노드스트림-2에 제동을 걸며 승인절차가 일시 중단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