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업을 중단한 경우 과거 순손익액으로 수익가치 산출 못해

건설시행사가 발행한 비상장주식의 평가에서 하나의 사업시행 후 별다른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 과거 3년간의 손손익을 기초로 수익가치를 산출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최근 "과거 회사의 실적으로 미래의 기대수익을 대신할 수 없는 경우에는 최근 3년간 순손익액을 기초로 비상장주식의 순손익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라고 한 하급심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판결하였다.

세법은 각 자산 별로 매매사례나 감정가액이 없어 시가를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를 대비하여 보충적 평가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그 가운데 비상장주식의 경우, 해당 주식을 발행한 법인이 기업활동을 통해 돈을 얼마나 벌어들일지 여부를 측정한 수익가치와, 법인이 현 시점에서 청산할 경우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이 얼마나 되는지를 측정한 자산가치를 가중평균함으로써 시가를 측정한다. 여기서 수익가치는 법인이 미래에 벌어들일 수익을 기초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만 해당 법인이 미래에 벌어들일 수익이 얼마인지를 객관적으로 예견할 수 없다.

이에 세법은 주식의 평가기준일 직전 3년간 해당 법인의 순손익이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라 기대하고 이를 주식가치 산정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세법은 이러한 수익가치를 사용하기 적절하지 않는 경우에는 자산가치로만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경우로 세법에서 열거하고 있는 것은 법인의 청산절차가 진행중이거나 사업자의 사망 등으로 인하여 사업의 계속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사업개시 전 법인, 사업 개시 후 3년 미만의 법인 등이다. 이러한 경우 중 하나로 '주요업종이 바뀐 경우'를 그 당시 세법에 규정하고 있었다.

이 사건에서는 시행사업이 중단되고 있는 상태를 '주요업종이 바뀐 경우'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였다.

이 사건에서 원고인 건설시행사는 하나의 주상복합아파트 건설 및 분양사업을 하고 있었다. 건설 및 분양하는 동안에는 상당한 이익이 발생하였으나, 그 이후로는 시행사업이 없어 연속 3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였다.

이처럼 회사의 수익은 시행사업을 하는 기간과 그렇지 않는 기간은 완전히 다르다. 그럼에도 과세관청은 과거 3년간의 수익을 근거로 법인의 수익가치를 측정한 뒤, 이를 바탕으로 주식의 시가를 매겨서 증여세를 부과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건물분양을 위주로 하던 사업연도의 '과거 수익'이 분양 사업 없이 건물임대를 위주로 하는 그 이후 사업연도에는 계속될 수 없다는 데 주목하였다.

이에 법원은, 이 사건 회사는 세법이 '최근 3년간의 수익에 의하여 수익가치를 산정하는 것이 불합리한 경우'중 하나로 예정한 '주요업종이 바뀐 경우'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 사건 회사의 사업내용 또는 업종에 따른 수익 원천 및 구조가 실질적으로 변화되었다고 본 것이다.

과세관청은 그 동안 위와 같은 시행사업이 가지는 수익구조의 특수성은 고려하지 아니한 채, 일반적인 법인과 동일한 잣대로 기계적으로 주식의 수익가치로 평가해 왔다.

법원은 비상장주식의 보충적 평가방법에 관한 예외조항을 유연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시행사가 발행한 주식이 상속·증여된 사안에서 해당 주식의 적정한 시가평가방법을 제시하여 주었다. 이제라도 합리적인 평가방법이 제시된 것은 반길 일이다. 앞으로도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른 시가평가가 합리적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21두3944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