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제공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잇달은 실책으로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머무르면서 민주당 내부에서 선대위원회를 향한 쓴소리가 쏟아졌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5일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32.4%,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45.6%의 지지율을 보이면서 여당 내부에서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대선후보를 선출하며 나타난 컨벤션 효과라고 분석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후보의 실언과 선대위의 대응방향이 정권교체를 바라는 여론을 달래지 못하면서 지지율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 이재명, 어떤 발언이 문제됐나
이 후보가 구설수에 오르게 된 대표적인 실언은 "부산은 재미없잖아. 솔직히"라는 발언이다.
이 후보는 지난 13일 부산 영도구 한 카페에서 스타트업 대표를 만나 고충을 듣는 과정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하며 "재미있긴 하지만 같남 같지는 않은 측면이 있다. 젊은이들은"이라고 부연설명을 했다.
하지만 야권은 이 후보가 지역 비하 발언을 했다며 연일 비판했고 부산 남구가 지역구인 박수영 민주당 의원은 "부산이 우습게 보이냐"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밖에 주 4일제 도입, 음식점 총량제, 재난지원금 100만원 지급, 전세를 폐지하고 월세로 전환하는 안, 20대 청년 소득세 면세 등의 발언도 구설에 올랐다.
이 후보는 외식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삶이 더욱 힘들어진다는 것을 두고 지난달 소상공인·자영업자 간담회에서 "마구 식당을 열어 망하는 건 자유가 아니다. 음식점 허가 총량제를 운영하려는 생각도 있다"고 발언해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과 함께 구설에 올랐다.
이 후보가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 100만원을 지급하자는 발언으로 기획재정부와 연일 충돌하고 있는 것도 부정적인 여론에 한 몫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2030세대의 표심을 얻기 위해 들고 나온 20대 청년 소득세 면세 공약의 경우는 야당의 맹공을 받고 있다.
■ '메머드급' 선대위 "뛰는 사람이 없다"
문제는 이 후보의 잇단 실언이나 부정적인 여론을 불러일으키는 공약에 대해 선대위가 바로 대응에 나서야 하지만 몸집이 무거워지면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것에 있다.
여당 선대위는 169명의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한 초대형 선대위로 당 전체가 '원팀'으로 움직인다는 명목하에 꾸려졌지만 이 점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예가 20대 청년의 소득세 면세 발언이다. 발언 직후 야당의 맹공이 쏟아지며 이 후보가 세금정치를 한다는 비판으로 연일 공격했지만, 민주당은 뒤늦게야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영입 인재·비례대표 의원 간담회에 참석해 "선대위도 희한한 구조에 처음 보는 체계라 매우 우려스럽다"며 "후보 핵심 측근들과 선대위 핵심 멤버들이 악역을 자처하고 몇 명은 정치 그만둘 각오까지 하고 컨트롤 타워 역할을 안 하면 승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후보만 죽어라 뛰고 있다. 책임있는 자리를 맡은 분들이 벌써 마음속으로 다음 대선, 다음 대표나 원내대표, 광역 단체장 자리를 계산에 두고 일한다. 탄식이 나온다"고 밝혔다.
최병천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의 추진력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도 기본소득을 비롯한 현금성 지원 정책을 남발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이라며 "이 후보는 단점을 극대화하는 선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 후보는 윤 후보와 대비되는 행정경험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선출 이후의 언행은 이와 거리가 멀다"며 "지금이라도 선거 캠페인의 기조를 바꿔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누그러뜨려야 한다"고 지적, 선대위를 질타했다.
민주당 초선의원 10명도 같은 날(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 선대위가 국회의원 중심, 선수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현장성이 떨어진다. 사회 각계각층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외부 인재를 영입해 전면 배치하고 이들에게 실질적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 역시 TBS라디오를 통해 "선대위의 대응체제에 문제가 있다. 송영길 선대위원장과 조정식 상임총괄본부장 이 두 라인이 쫙 돌아가야 되고 그 옆에 있는 상임본부장들이 계속 머리를 맞대고 여러 대책을 논의하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전체 본부장들이 24시간 상근을 하는 체제로 변화해야 한다"며 "뉴스를 생산할 아이템을 내고 위기 대응체제도 제대로 돌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