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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정은보 금감원장, 친시장 행보에 엇갈리는 평가

  • 보도 : 2021.11.11 18:18
  • 수정 : 2021.11.11 18:18

사후 제재 아닌 사전 감독...금융사는 ‘환영’
시민단체는 “금융소비자 보호 역행” 지적도

조세일보
◆…금융감독원 제공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12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는다. 정 원장이 “법과 원칙을 따르되 시장과 호흡하며 유연하게 감독하겠다”는 입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금융회사는 환영의 목소리를, 시민단체 등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금융권 안팎에서 정 원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정 원장은 지난 8월 취임 이후 줄곧 △법과 원칙에 기반한 금융감독 △사전·사후적 감독의 조화와 균형 △사전 예방적 금융소비자 보호를 3대 기본원칙으로 삼아 금융감독 업무를 수행할 것을 강조해왔다.

취임식에서 그는 “선제적 지도, 비조치의견서 등 사전적 감독을 통해 금융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한 금융감독”이라며 “사후적인 제재에만 의존해서는 금융권의 협력을 얻기 어렵고 결국은 소비자 보호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과의 첫 회동에서도 정 원장은 “시장과 호흡하며 법과 원칙에 기반한 금융감독서비스를 제공하고, 금융소비자보호 기조가 금융시장에 뿌리내리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소통강조하며 금융사 수장과의 간담회 지속

이후 정 원장은 금융업계 관계자를 차례로 만나면서 시장친화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위규 사항 적발이나 사후적 처벌보다 위험의 선제적 파악과 사전적 예방에 중점을 두겠다”며 “종합·부문검사로 구분되는 현행 체계를 ‘세련되고 균형잡힌 검사체계’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 원장은 △그룹 내 고객정보 공유 허용 △은행의 유동성 커버리지비율 산정방식 개선 △증권사의 자본보유의무 경감 등 금융지주 시장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했다.

정 원장은 이어 9일 시중은행장들과 만나 “법과 원칙에 따라 금융감독 행정을 수행할 때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다”며 “금융감독당국의 재량적 판단과 결정이 법과 원칙에 우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윤석헌 전임 금감원장이 키코(KIKO) 사태에 대한 법원 판결 이후 재조사해 6개 은행에 손실 배상 권고를 내린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정 원장은 또 “금융시스템 및 금융회사의 리스크 요인을 신속하게 찾아내는 상시감시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수시 테마검사를 실시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1일 지방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는 “상시감시 기능을 확충해 리스크 취약요인을 미리 파악하고 철저히 관리하는 사전적 감독을 강화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정 원장은 오는 17일 생명보험사, 18일 손해보험사, 23일 증권사, 다음달 자산운용사 CEO와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는 환영...시민단체는 금융소비자 피해 우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금감원이 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해 감독 정책과 집행의 조화를 추구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환영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에서는 정 원장이 금융감독원의 본질인 감독 업무에 소홀해 금융소비자 피해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정의연대는 “대규모 사모펀드 사태가 해결도 되기 전에 금융회사의 규제 완화를 언급하는 것은 금감원이 감독과 제재라는 본연의 기능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금융소비자 보호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2015년 금융위원회가 규제 완화 조치의 일환으로 종합검사를 폐지하자 대규모 사모펀드 피해가 발생했다”며 “금감원이 부실 감독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음에도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고 규제를 완화하려는 것은 금융회사의 불법행위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금융소비자연대회의 역시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제재 업무를 수행해 금융소비자를 보호해야 할 임무를 맡은 금융감독원의 수장이 ‘금융회사 구하기’에 나선 것을 강력히 비판한다”는 논평을 냈다.

한편 금감원은 11일 전임자들의 조기퇴임으로 공석이 된 부원장보 3석 중 은행 담당과 금융투자 담당 부원장보에 각각 이준수, 이경식 두 국장을 승진 임명했다. 지난달 부원장 4명 중 3명을 교체한 데 이어 부원장보 인사가 이어지면서 정은보 체제가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이를 두고 금융계에선 정 원장 취임 후 그의 감독 방향에 반기를 든 일부 임원이 조기 퇴임했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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