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법사위 의결... 이제 본회의 통과만 남았다

1년 11개월 째 입법공백 사태를 빚고 있는 세무사법 개정안이 지난 7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이어 4개월여 만에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이 이달 25일 예정된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지난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세무사자격을 자동 취득한 변호사는 기장대행과 성실신고확인 업무는 할 수 없으며, 헌법재판소가 허용한 세무조정업무를 하기 위해서도 1개월 이상의 실무교육을 받아야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무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는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 부여하던 조항을 폐지한 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같은 취지로, 변호사와 세무사 간 갈등에서 국회가 사실상 세무사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날 세무사의 핵심 업무인 '장부작성 대리'와 '성실신고 확인'을 할 수 없게 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 의원들에 설전이 이어졌다. 법안이 이미 기재위를 통과한 만큼 이를 존중해야한다는 의견과 위헌소지가 있는 만큼 체계·자구를 수정해야한다는 의견으로 엇갈렸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밖에서 국민들이 볼 땐 법사위의 율사출신들이 많으니 변호사들 편든다. 이렇게 생각할 텐데 이미 기재위에서 개정안이 넘어왔고 위헌 논란에 대해선 누구도 단호하게 결론을 지을 수 없는 만큼, 통과를 시킨 뒤 변호사법에 대한 개정논의를 통해 이들의 권익침해가 없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영배 의원도 "(지난 7월) 기재위 전체회의를 그냥 통과한 것도 아니고 체계와 자구상의 문제가 없다면 법사위가 질질 끄는 것은 직무유기일 뿐만 아니라 (국회와 정부가) 이해관계의 사로잡힌 무책임의 극치라고 본다. 이번 회의에서는 처리를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아직까지 이견이 있는 만큼 법제사법위원회 제2소위로 법안을 넘겨 심의를 계속해야한다"라며 "시기 상 이번에 통과를 시켜야 하니, 그냥 통과시키자 이렇게 되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 의원은 그러면서 "만약 (세무사법 개정안을) 통과 시킨다고 한다면 모든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고쳐 위헌 요지를 해소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광온 법사위원장은 "이미 기재위에서 협의된 사안인 만큼 해당 조항을 바꾸는 것은 난관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찬반 토론을 마친 뒤 의견을 종합한 박 위원장은 "세무사법 개정안은 통과를 시키고 반대토론에 대해선 속기록에 남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전주혜 의원은 "통과시키려 한다면 법사위에 표결처리를 진행해야"한다고 요구했지만 끝내 가결됐다.
 

■ 입법공백 1년 11개월 째… 피해는 납세자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