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野 발목잡기 심해...대안정당으로 인정받아야"

李 "'음식점 총량제', 당장 시행하겠다는 게 아니고 심사숙고 해보자는 취지"

"지금으로선 매우 비관적"이라면서도 "택시 면허 제한, 대학 정원제도 있어"

"전 재산 탕진·몰락 악순환 반복 끊자는 차원에서 총량 논의 해 볼 가치 있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9일 '음식점 허가총량제' 발언 논란과 관련 "야당에서 그냥 발목만 잡지 말고 대안을 제시하는 최소한의 노력을 해주면 국민이 '발목잡기 정당이 아닌 대안정당'이라고 인정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과의 '단계적 일상회복 점검 간담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발목잡기 같은 게 심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음식점 총량제'에 대해선 "지금 당장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심사숙고 해보자는 취지였다"며 "지금으로서는 매우 비관적"이라고 대선 공약사항이 아니었음을 토로했다.

이 후보는 이어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그 자유라는 것이 방임에까지 이르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거듭 음식점 총량제를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택시 면허도 제한하고 있고 의사도 숫자를 제한하는 제도를 갖고 있다. 하다못해 대학 정원도 정해놓고 있지 않나. 그것도 일종의 ‘대학생 정원 총량제’ 같은 것"이라며 "담배가게 이런 건 거리 제한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 후보가 말한 것처럼 불량식품을 사먹을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라며 국민의힘 윤석열 예비후보를 겨냥한 뒤, "그런 자유, 방종, 횡포를 막는 게 국가공동체가 할 일"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또한 "전 세계에서 자영업자 비율이 가장 높다시피하고 상당수가 시작했다가 전 재산을 탕진하고 몰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에 여러 정책을 구상해야 된다"라면서 "총량 논의를 한 번 해볼 가치가 있다. 제가 한때 고민했던 주제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앞서 전날(2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로봇산업 전문전시회 '2021 로보월드'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음식점 허가총량제' 발언에 대해 "국가정책으로 도입해서 공론화하고 공약화하고 시행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면서 "당장 시행한다는 것은 아니고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설명하던 중 "마치 불나방들이 촛불을 향해 모여드는 건 좋은데 너무 지나치게 가까이가 촛불에 타는 일은 막아야 한다"면서 "그게 국가공동체를 책임지는 공직자의 책임"이라고 언급하면서 자영업자를 ‘불나방’으로 표현해 야권에서는 ‘자영업자 비하’라며 이 후보를 거듭 질타했다.

한편 이 후보 캠프는 야권의 공세가 계속 이어지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과거 국회 발언까지 동원해 진화에 부심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재명 캠프 전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내고 "이 후보가 ‘음식점 총량 허가제’까지 고민한 것은 소상공인들이 직면한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후보가 소상공인이 처한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음식점 총량제에 대한 공방이 인신공격 난무하던 선거판을 정책 공방으로 바꾸어 주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다른 후보들의 정책 메시지는 잊혀지고 있는데 이 후보 정책 메시지는 부각되는 것은 실천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설명하면서 2018년 국정감사에서 백종원 대표가 "자영업의 진입장벽을 높게 해서 준비과정을 거친 뒤에 들어와야 한다"라고 자영업자의 상황을 설명한 영상 이미지 일부를 제시했다.

당시 백 대표는 외국 사례를 들면서 "새로운 자리에 매장을 열려면 최소한 1~2년이 걸린다"며 "허가가 잘 안 나오기 때문"이라고 허가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백 대표가 언급한 '진입장벽·허가' 등 의미가 최근 이 후보가 언급한 내용과 맥을 같이 하는 지에 대한 또 다른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