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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가 "김정은 연설, 대북제재 완화 노린 압박용"

  • 보도 : 2021.10.13 09:53
  • 수정 : 2021.10.13 09:53

美 전문가들 "金, 의식주 해결 연설, 대북제재 해제 촉구 메시지" 평가

"金, 모든 것 외부 탓으로 돌려...코로나, 자연재해, 그리고 국제사회 제제"

美 국무부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 입장 고수...국방부 "조율된 외교적 노력 지지"

조세일보
◆…미국의 대북 전문가들은 지난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국방발전전람회 연설이 미국을 압박해 대북제재 완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거듭 강조했다. 지난 9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회에서 발언하는 김 위원장[사진=로이터 제공]
 
미국의 대북 전문가들은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국방발전전람회 연설이 미국을 압박해 대북제재 완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 국무부는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1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다수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지금 미국에 원하는 것은 '대북제재 완화'라고 분석하며 이날 연설이 '전략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6주년 기념 연설에서 앞으로 5년 내에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미국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이번 연설을 통해 간접적으로 대북 제재 해제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했다.

한국이나 미국을 구체적으로 겨냥한 메시지는 없었고, 핵이나 미사일 관련 언급도 없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적성국 분석국장은 11일(현지시간) VOA에 김 위원장이 이번 연설을 통해 현재 경제에 가장 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대내외적으로 전략적인 메시지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고스 국장은 "김 위원장은 내부적으로 주민들을 돕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대외적으로는 '우리는 내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고 있는데 당신들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며 제재 해제를 촉구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경제에 집중할 때 대외적으로 보내는 무언의 메시지는 ‘제재를 해제해야 적대정책이 관여정책으로 바뀐 것을 알겠다’라는 점"이라며 "국제사회가 이 점을 잊지 않도록 북한이 계속 미사일 실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이날 “김정은이 (미국과 한국에 보내는) 직접적인 메시지는 없었지만 강력한 간접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행간을 읽으면 김정은이 아직도 모든 것을 외부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코로나, 자연재해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 탓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대화에 참여하는 대가로 제재 완화를 요구하기 위한 환경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 역시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지는 북한의 성명들은 물론 국내적, 대외적 성격이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제재나 미국, 한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어도 미국과 한국이 특히 코로나 시대의 북한 내부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번 연설은 미국과 한국에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신호”라며 “김정은은 그 말을 대놓고 하지 않아도 전달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또 이번 연설이 "김정은이 국내 상황을 정리하고 통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사상'을 언급한 것도 주민들의 충성심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도 VOA에 "올해 김 위원장이 집권 이래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며 "이번 연설에서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이 북한 경제성장의 동력인 무역과 시장 활동의 위축을 최악의 경제난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2017년 본격화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코로나 국경 봉쇄가 겹치면서 북한의 무역이 완전히 붕괴됐다는 설명이다.

브라운 교수는 이어 "북·중 국경을 다시 연다고 해서 북한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보다 근본적으로 북한 경제가 너무나 집단적이고 심각한 국가 통제 하에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위원장이 10년 전 집권 초기에 공장과 농장, 기업에 자유를 주며 탈중앙화를 추진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언급한 뒤, "사유화를 추진해야 경제적 난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발표한 5개년 계획들은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연설에서 새로운 어떤 경제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 셈이다.

◆ 미 국무부, 북한 김정은 발언에 "적대적 의도 없어…지속적 외교 추구"

한편 미국 국무부는 '미국이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근거가 없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조건 없는 대화' 입장을 고수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나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이 우리의 만남 제안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길 희망한다"고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이 국방발전 전람회 기념연설에서 "미국이 최근 들어 북한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빈번히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며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라고 한 주장을 반박한 셈이다.

국무부 관계자는 "우리의 정책은 북한과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추구하는 잘 조율되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요구한다"면서 "이는 미국과 우리의 동맹, 우리의 해외 주둔 군대의 안보를 증진시키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국제 평화와 안보, 그리고 세계 비확산 체제에 위험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은 북한을 억제하고, 도발 혹은 무력 사용을 방지하며, 가장 위험한 무기 프로그램에 도달하는 것을 제한하고, 무엇보다도 미국과 동맹국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중요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도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 발언과 관련한 논평 요청에 "우리는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북한의 비핵화를 확실히 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의 조율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서 지지한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 같은 노력은 한반도 전체뿐 아니라 역내에 최선의 이익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계속해서 이 같은 외교적 노력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에 대해서도 "역내 안정과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그것은 언제나 초점이었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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