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천연가스 선물 12년 만에 최고치…올해 유럽 천연가스 600% 폭등
러, 가격 상승 조장 의혹에 반박했지만, 겨울철 대비해 내수시장 우선해
푸틴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확대, 시장 안정시킬 준비 돼”
EU, 역내 가스 공동 구매 논의…신속한 재생 에너지 전환 필요성 커져
◆…헝가리의 가스 저장소 <사진 로이터>
유럽뿐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전력수요와 석탄 부족 등으로 인해 중국 또한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다. 이에 미국의 유가는 거의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천연가스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낮은 비축량과 다가오는 연료 소비량이 늘어나는 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올해 600%나 폭등했으며 미국의 천연가스 선물은 최근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6일(현지시간) 브렌트유는 배럴당 83달러까지 올랐다. 국제 석유 중개사 PVM 오일어소시에이츠의 스테판 버녹은 “북반구의 겨울과 함께 에너지 위기가 시작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치솟는 에너지 가격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을 부추길지 그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세계 주식 시장과 채권에 영향을 주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도 에너지 가격 상승이 가장 중요한 정치적 의제로 떠오르며 6일(현지시간), 우르쥴라 폰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재생 에너지 전환을 강조하면서도 천연가스 공급량을 늘린 노르웨이와 다르게 유럽의 주요 공급국인 러시아가 공급량을 늘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의 27개국이 천연가스 소비량의 43%를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의 ‘가즈프롬’은 최근의 에너지 대란에도 불구하고 수출량을 늘리는 것을 거부했다.
이에 일부 국가들은 러시아가 천연가스 대란을 조장한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EU 집행위는 현재 러시아의 조치가 가격 상승을 유발하기 위해 의도된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러한 의혹을 거듭 부인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기자들에게 “가스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러시아의 역할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같은 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늘리고 있으며 시장을 안정시킬 준비가 됐다고 말했지만, 가즈프롬은 러시아의 지하 저장 시설에 천연가스를 계속 주입하고 있으며 겨울에 대비해 수출보다 내수시장을 우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는 러시아가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 송유관 ‘노드스트림-2’의 건설 승인을 위해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면서 에너지 대란이 악화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가스관 건설에 대한 규제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일부 유럽국가는 ‘노드스트림-2’가 건설될 시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대란에 EU 각국은 가격 상승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완충시키기 위한 국가 보조금 등의 정책을 내놨으며 전략적 공급 비축량을 조성하기 위해 역내 가스 공동 구매를 논의하고 있다.
EU 에너지 위원 카드리 심슨은 EU 의회에서 현재 유럽 전역의 지하 가스 저장고가 75% 이상 차 있으며 겨울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지만, 가격 급등은 재생 에너지로 신속히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럽의 가스 재고량은 10년 만의 최저치다. 특히 브렉시트로 EU를 탈퇴하고 가정의 80%가 난방에 가스를 사용하는 영국의 경우, 현재 저장 용량은 겨울철 4~5일 사용량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 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