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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우의 상속이야기]

로스차일드가 쇠락의 방아쇠가 된 상속세

  • 보도 : 2021.09.08 08:00
  • 수정 : 2021.09.08 08:00

한때 유럽 경제의 중심 '로스차일드가'…상속세 중과에 쇠퇴
감당 힘든 상속세, 우리 중소기업 성장 걸림돌 될 수도

조세일보
◆…로만 샌드그루버(오스트리아 역사학자)가 2018년 출간한 책 '로스차일드, 비엔나 월드하우스의 영광과 쇠퇴' (사진=연합뉴스)
기업이 쇠퇴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과도한 세금은 방아쇠 역할을 한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쇠락에는 상속세가 그 지점에 있었다.

1949년 6월, 로열 더치 셀, 루니켈 및 데비아 등 로스차일드가 산하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파리에 거주하던 로스차일드 사망에 즈음하여 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해당 주식들을 대거 내다판 것이 원인이었다. 상속자산의 평가액을 사망한 날의 종가로 보도록 한 당시 법규정의 허점을 노린 것이다.

로스차일드가는 이후 해당 주식을 조금씩 되 사들였다. 상속재산의 50% 이상을 상속세로 내고 나면 기업에 대한 지배력이 축소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하지만 공격적절세대책(Aggressive tax planning)을 활용했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로스차일드가는 한때 유럽 경제의 중심이었다.

가문의 자녀들은 자발적으로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했다.

현재 이 가문은 상속세와 같은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자산을 기증하거나 매각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줄여 나가고 있다.

그들은 유수의 금융그룹을 포함하여 금융업, 와인제조, 레저, 유통업 등에서 여전히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의 그 위세만 못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프랑스의 상속세 구조는 우리의 그것과 묘하게 닮아 있다. 과도한 상속세로 쇠락한 로스차일드가 이야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상속세의 최고세율은 50%로 심리적 마지노선에 닿아 있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1995년 조세법상의 적정 부담의 수준을 언급하면서 반액과세원칙(Zum Halbteilungsgrundsatz im deutschen Steuerrecht)을 제시한바 있다.

세금이 소득의 절반을 넘어서면 헌법상에서 용인되는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판시한 것이다.

기업의 경우 대주주가 가진 주식에 할증 규정을 적용하면 상속세의 실제 부담은 60% 이상이 된다. 심리적 저항선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OECD평균의 2배를 넘어선다.

대기업 보다는 중소기업이 상속세 부담에 더욱 취약하다. 대기업은 지분분산이 되어 있고 오너가 자금여력도 있어 감내할 수 있다해도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의 경우 할증면제 및 가업상속에 더 많은 혜택이 부여되지만 그 기준이 엄격하다. 자산기준, 매출액 기준, 업종 변경 불허, 고용인원 유지 요건 등을 충족하지 못하면 주어진 혜택은 없었던 것으로 되며 이자까지 물어야 한다.

OECD 회원국 중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스웨덴, 뉴질랜드, 호주 및 캐나다 등의 나라는 상속세를 폐지하였다.

상속세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 들 중에서도 최고세율을 50% 이상으로 규정한 경우는 일본과 스페인 정도다.

프랑스의 경우, 상속세율로 직계 5~45%, 형제자매 35~45%, 4촌 이내 친족 55% 그리고 기타의 경우 60%를 각각 적용하고 있다(상속세및증여세법 해설, 나성길 외).

매체들에 따르면, 상속받은 기업을 매각하거나 문을 닫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세금문제 외에도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원천적으로 과도한 상속세가 직접적인 손상을 가하고 있다고 본다.

기업의 성장은 투자자에게는 투자수익을, 취업준비생에게는 취업기회를 늘리며 나아가 부가가치를 높임으로써 국가 경쟁력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유망 중소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상속세 최고세율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추는 한편 가업상속공제 규정상의 각종 규제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로스차일드가의 쇠락의 원인이 된 상속세를 참조하여 기업의 승계 시에 적용되는 상속세 할증부담 등이 적정한지를 되짚어 보아야 할 시점이다.

삼일세무법인
정찬우 대표이사

[약력]성균관대원 법학박사, (전)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저술]사례와 함께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해설, 통일세 도입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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