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재정 브리프(제112호) 발간
'우리나라 외국납부세액 공제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보고서
"외국에서 최선 다해 불복하면 국내에서 혜택 부여해야"
◆…이경근 율촌 조세그룹 상임고문.
외국에서 부당한 과세를 당한 납세자가 최선을 다해 불복쟁송을 하면 외국납부세액 공제상의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혜택을 부여하면 해외진출기업이 우리나라의 과세권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최근 이경근 법무법인 율촌 조세그룹 상임고문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우리나라 외국납부세액 공제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보고서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 발간한 조세재정 브리프(제112호)에 실었다.
이 고문은 우리나라의 외국납부세액공제 제도는 2010년대 이후 일부 제도 개선과 과세관행의 정비가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아직 미흡한 점이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상당수의 국가가 디지털 경제 관련 세제를 일방적으로 도입, 해외에서 이중과세나 조세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이 이 고문의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체결한 대부분의 조세조약에 포함된 이중과세회피 조항에는 상대 국가의 법과 조세조약에 따라 납부된 소득세나 법인세만이 외국납부세액공제 대상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의 일방적인 디지털세제에 대해 이중과세 경감을 허용해주기가 어렵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우회소득세는 한영 조세조액이 적용되는 조세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이 부담하는 우회소득세에 대해 한영 조세조약 규정상 외국납부세액공제가 허용되기 어렵다.
아울러 외국에서 과세된 세금이 설령 공제대상이라고 해도 외국법인세액이 공제되는 정도는 해당 법인세액과 관련된 국외원천소득의 범위 및 계산방법에 대한 법인세 법령의 규정에 따라 달라진다.
이 고문은 이에 경감대상 외국 세금의 범위와 관련한 몇 가지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이 고문은 우선 미국의 소득세 법령은 납세자가 외국에서 과세를 당하는 경우 미국의 권한 있는 당국에 상호합의를 신청하지 않거나 기타 미국 과세권을 보전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에 외국납부세액공제가 부인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납세자가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경우에는 외국납부세액공제 등 이중과세 경감을 허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현재 베트남 계약자세는 현지에 고정사업장이 없는 경우 소득세분에 해당하는 세금에 대해 외국납부세액공제는 물론 손금산입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과세당국의 입장인데, 납세자가 최선의 조치를 취한 경우에는 공제를 허용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손금산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 고문은 주장했다.
또한, 유럽의 디지털 서비스세와 인도의 군형부담금 등의 경우, 현지국에서의 과세취급 방식에 관계없이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간접세 성격이 강하므로 외국납부세액공제는 허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중국의 증치세 등은 우리나라 법인세상 손금산입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 고문은 국외원천소득의 범위와 관련한 개선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현행 법인세법 시행령은 국외원천소득을 계산함에 있어 '내국법인이 연구개발 관련 비용'에 대해 시행규칙에서 매출액방법과 매출총이익방법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는데, 향후 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외에서 발생한 이자, 배당, 사용료와 같은 수동적 소득에 대해서는 영국과 같이 공통비용의 배분 자체를 배제하고 국외에서 과세대상이 된 원천소득금액 총액을 국외원천소득으로 보는 방안을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이 고문은 "영국과 같은 접근법을 채택하면 국외원천소득에 대한 제도가 합리성을 유지하면서도 필요 이상으로 복잡해지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