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기본소득 유용성 증명할 것"...순차적 조정 강조

민주당 대선후보 초선 대상 '비전 토크콘서트'서 로드맵 밝혀

기본소득 재원... "일단 일반회계로 하고 이후 교정 과제 발굴"

"기본소득, 부동산 정책·양극화 완화·경제 활성화 효과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5일 자신의 대선공약인 '기본시리즈'의 재원과 관련해 "안 해보면 모른다. 일단 기본소득의 유용성을 증명하겠다"며 국민의 동의에 기반한 '순차적인 조정'을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저녁 서울 광진구 시사발전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초선 비전 토크콘서트: 초선이 묻고 대선후보가 답한다'에서 기본시리즈의 대략적인 로드맵을 밝혔다.

이 지사는 야권의 '재정 포퓰리즘' 공세를 받고 있는 기본소득 재원과 관련해 "일단 일반회계로 일부 하고, 기본소득이 유용하다는 걸 증명해 국민이 동의하면 교정과제 같은 걸 발굴해야 한다"며 "조세 감면을 축소하는 것은 사실은 증세와 거의 비슷해서 그렇게 쉽지 않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하려고 계속 이렇게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기본소득 세원은 일반회계로 하게 되면 저항이 발생하고, 복지제도와 충돌한다. 그래서 기본소득 재원은 추가로 만들어야 하고, 추가로 만드는 데도 순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국민의 조세저항을 우려하면서도 토지세와 보유세를 통해 기본소득 재원을 일부 충당하며 부동산 투기를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언젠가는 (국민의 동의를 받아) 일반 목적세를 도입할 수 있지만, 국민들의 저항 때문에 일단 목적세 형태로 해야 한다. 그중 토지세가 대표적인데 지금 토지세와 보유세를 올리지 않으면 부동산 투기를 잡을 길이 없다"며 "저항을 최소화하려면 '딴 데 안 쓰겠다. 이 세원은 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되돌려 주겠다'고 하면 국민의 90%는 이익을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기본소득이 복합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투기라고 하는 부동산 정책적 효과와 소득 양극화 완화 효과도 있고 지역 화폐 형태로 지급해서 얻게 되는 경제 활성화 효과도 있다"고 했다.

탄소세도 마찬가지다. 이 지사는 스위스 탄소 배당 사례처럼 탄소세가 환경정책이자 복지정책, 그리고 경제정책으로서 복합적인 효과가 있다고 봤다. 그는 "탈탄소 사회로 가려면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는데 할당할 수도 없고 못 쓰게 할 수도 없으니 방법은 탄소 부과금을 내는 것"이라며 "(물가 상승분) 일부를 기본 소득으로 지급하면 환경 정책인 동시에 복지 정책이자 경제 정책으로 복합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위스는 65%는 일반 배당하고 35%는 산업 전환에 지원해주고 있다. 실제로 적정한 비율이 얼마일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건 시뮬레이션도 하고 현장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며 "산업전환 지원과 배당을 통해 국민들의 물가 상승분 부담을 줄여주는 두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기본 대출 미상환 우려와 관련해선, "(안 갚으면 일반대출처럼) 똑같이 신용불량으로 등재하고 강제 추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고 일축했다.

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올바른 방향임에도 실패한 원인으로 '토건족 관피아', 소위 '기득권 그룹의 저항'을 지목하며 "방향을 정한 지휘를 묵살하고 저항한 이 조직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확하게 방향을 정해서 목표는 분명하게 잘 정했다"며 "부동산을 돈을 벌기 위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갖고 있어 문제가 됐으니 부동산은 필요한 사람 외 가질 이유가 없게 만드는 게 모든 문제의 해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문제의 해법으로 보유세 인상에 찬성하는 입장임도 밝혔다. 그는 "기재부나 국토부가 부동산으로 돈을 벌 수 없는 방법을 정책으로 만들어 집행하면 되는데 (부동산으로) 돈을 벌 수 없게 하는 방법은 보유세를 올리는 것"이라며 "꼭 필요한 필수 부동산이 아닌 걸 살 때는 금융 제한을 가하거나 거래를 묶어 불편하게 해서 땅을 샀더니 돈이 안 남게 하면 간단하다. 그 제도를 만들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평생주택' 개념이 자신의 기본주택과 맞닿아 있다고 공감했다. 이 지사는 "(문 대통령이) 평생 주택을 대량 공급해라고 지시했는데, 평생 주택은 기본 주택과 좀 비슷하다"며 "싱가포르 식으로 중산층도 살 수 있는, 평생 살 수 있는 공공임대를 많이 공급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던 부동산 감독기구가 일년 넘게 표류 중인 상황을 언급한 뒤, "대통령의 말씀처럼 부동산 거래 감독기구를 만들었다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는 없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부동산 거래 상황 분석을 넘어, 부정거래를 하는지 조사한 다음 처벌하고 부동산 투기 요소가 있으면 철저하게 사전 단속"하기 위해 부동산 감독기구를 설치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부동산 거래 분석원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나아가 그는 "관료들이 시간을 끌다가 안 됐다. 방향은 맞게 했는데 관료들의 저항 때문에 이게 큰 실책이라면 실책이 돼버렸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