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정치사회 > 정치

[간호사 총파업 선언]

보건의료노조 간호사 ”부족한 인력에 뼈 갈아 근무“

  • 보도 : 2021.08.20 12:19
  • 수정 : 2021.08.20 12:19

”국내 간호사 1명이 10~15명 환자 돌봐...미국보다 많아“

"신규 간호사 약 45%가 1년 이내 이직"

”교대·야간 근무, 의사 업무까지 간호사가 맡아“

”문 대통령이 작년부터 처우개선 약속했으나 검토만...답답한 심정"

조세일보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8일 조정신청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9월 2일 총파업을 예고했다.사진은 발언하는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사진=보건의료노조]
 
국내 코로나19 방역, 치료의 최전선을 지켜온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다음 달 2일 인력 확충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최희선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장은 ”부족한 인력 속에서 간호사들이 뼈를 갈아 넣는 근무를 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최 본부장은 20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장 인력 부족 문제의 주된 이유에 대해 “부족한 인력 속에서 간호사들이 뼈를 갈아 넣는 근무를 해야 한다. 또 간호사 1명이 보는 환자 수가 우리나라는 너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간호사들은 이날 방송에서 한계에 직면한 자신들의 근무 상황을 말했다. 자신을 9년 차라고 밝힌 한 간호사는 “신규일 때보다 더 출근하기 싫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밖에서는 저희가 어떻게 일하는지 모르고 신발에 땀이 찰랑찰랑 거릴 정도로 땀 흘리고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호사는 “오른쪽 어깨가 올라가지 않는다. 혼자 옷을 갈아입지도 못하고 속옷도 혼자 착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씁쓸해했다.

최 본부장은 1998년 제정된 미국의 레이시오(ratio)라는 간호사 인력법을 예시로 들며 일반 병동인 경우 간호사 1명이 환자 5명을 보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1등급인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간호사 1명이 최소 10명에서 최대 15명까지 환자를 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최 본부장은 “그 상황에서 제대로 된 간호를 할 수 없고 환자들은 저희한테 요구하는 게 많다”며 “또 의사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의사 업무까지 간호사들이 하는 데다 야간 근무에 불규칙한 교대근무로 인해 버티고 있을 간호사들이 남아 있지 않다. (간호사들이) 부족한 인력으로 계속 일하다 보니 지치고 떠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금 인력 확충했다가 코로나가 끝난 후 그 인력이 남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에 (정부가 인력확충을) 머뭇거리는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의에, 최 본부장은 “코로나 전담병원은 그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신규 간호사의 45%가 1년 이내 이직할 정도로 이직이 너무나 많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모 대학병원 같은 경우 간호사 수가 3900명에 이르는데, 이 중 1년에 1300명의 간호사를 새로 뽑고 있다”면서 “간호사를 증원해서 새로 뽑는 것이 아니라 1년에 1300명의 간호사가 그만둔다는 얘기다. 지금 당장 시급한 것은 떠나는 간호사들을 붙잡을 수 있는 대안이 실질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본부장은 “실질적으로 국내 간호사 면허자 수가 43만명이라고 하지만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 수는 22만명이고, 나머지 50% 정도는 의료기관을 떠나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최 본부장은 처우개선과 관련해서도 시간외근무가 많이 발생함에도 시간외근무 수당을  제대로 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희는 일요일도 쉬지 않고 일한다. 3교대 근무로 계속 돌아간다”며 “남들 다 쉬는 일요일 저희는 일하더라도 대휴 하나만 주고 50% 가산을 지급받지 못한다. 일반 직장인들보다 더 못한 처우로 더 강한 노동으로 일을 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최 본부장은 이어 “일단 한번 병원에서 못 버티고 나가는 간호사들은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는 것을 지옥에 들어오는 심정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고 (따라서) 다시 들어오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선 대응 인력의 피로감이 극에 달한 분위기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청원 게시판 출범 4년 만에 처음으로 보건소 간호사들의 간호 인력 충원, 처우개선, 적당한 보상을 약속해 노정 대화가 탄력받을 수 있지 않느냐’고 진행자가 묻자, 최 본부장은 “기대하고 있는데 문 대통령이 작년 4월과 그해 9월, 올 7월에도 공공의료확충, 보건의료 인력 확충, 처우개선 약속을 해왔다”며 “그러나 ”9차례에 걸친 교섭에도 계속 검토해보겠다, 연구해보겠다, 예산이 걸려 기재부랑 협의해야 한다는 이야기만 해서 (저희도)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진행자가 ‘문 대통령의 어제 답변에 보건소 간호 인력을 올해 상반기 1273명 충원, 이달 2353명을 감염병대응인력을 추가 채용’한 점에 대해선, 최 본부장은 ”일반 병원도 인력이 부족한 상태인데 코로나로 인한 병동을 빼면 인력이 더 부족한 상황이다. 일반병원까지 간호사 인력충원과 처우개선을 해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보건소와 전담병원에서 해결이 다 안 되기 때문에 민간병원도 중환자실의 1%씩 해서 (환자를) 보고 일반 병동까지 5% 정도 병상을 추가로 마련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최 본부장은 ”코로나 상황에서 환자를 버리고 파업을 한다는 것은 큰 각오를 해야 한다“며 ”9월 2일 파업에 돌입하는데 정부가 제대로 된 대안을 가져와 원만히 타결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8대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음달 2일부터 전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합의를 이루지 못한 산하 지부 136곳이 중앙노동위원회와 각 지방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 같은 총파업 선언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에,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00명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보건의료·공공의료 인력 확충 없이 총파업 카드를 꺼내지 않고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절박함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감염병전문병원 설립과 코로나19 치료병원 인력기준 마련,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공공병원 시설,장비,인프라 구축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교대근무제 시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관련기사

  • 출생 :
  • 소속 :
  • 학력 :
  • DID :

상세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