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이준석-원희룡 대립에 "분열 양상 안타까워"

“'진실게임'으로 흐지부지 돼선 안돼...정확한 진상 밝혀야"

원희룡, 이준석 대표와의 통화 내용 공개하며 '윤 전 총장 정리' 발언 거듭 주장

이준석, 녹취록 공개하며 반박했지만 논란 이어져...전날 최고위도 거의 파행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까지 나서 '당 내홍' 경계...이준석에 일침 가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8일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전 제주지사간 '윤석열 정리' 진실공방과 관련, "이 같은 분열 양상에 정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대한노인회 중앙회 방문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어제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 간 갈등이 봉합되는 모습이 보여서 국민들과 당원들의 우려를 가라앉힐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러나 또 다시 원 전 지사가 대화내용과 관련해서 분열양상이 만들어졌다"며 "당내에서 불필요한 대립과 갈등 양상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힘을 다 모아도 정권교체, 더 나은 대한민국 건설도 힘이 든다"며 "이 문제가 진실게임으로 흐지부지 되는 게 아니라 정확한 진상이 알려져 당원과 국민에 염려를 끼치게 해서는 안된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앞서 원희룡 전 지사가 "이준석 대표가 지난 10일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금방 정리된다고 했다"고 밝히자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이 아니라 갈등이 정리된다는 것'이라는 의미라고 반박했지만 원 전 지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 대표가 '윤 전 검찰총장은 곧 정리된다'고 분명히 말했다"며 "이 대표는 녹음 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곧바로 통화 녹음파일을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통해 텍스트로 변환한 녹취록 일부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반박했다,

원 전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제 기억과 양심을 걸고 분명히 다시 말씀드린다. '곧 정리된다'는 이 대표의 발언 대상은 윤석열"이라며 "전체 녹음파일을 확인하면 그 속에 있는 대화의 흐름, 말이 이어지고 끊기는 맥락, 거기 담겨있는 어감과 감정을 다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말이 진실임을 거듭 주장했다.

한편 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최고위원과 당직자를 겨냥해 "정신 차려야 한다. 경고한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배현진 최고위원은 "지금 당이 시끄러운 것은 이 대표 잘못도 있는데 경고라니"라며 "그러면 나도 똑같이 잘하라고 경고하겠다"라고 맞서는 등 최고위가 거의 파행에 이르는 등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대선 경선을 앞두고 '경선준비위원회 월권', '당 대표 공정성 문제', '당 대표 탄핵', '국민의당과의 합당 결렬' 등 불협화음을 빚어온 국민의힘이 이번에는 대선 예비후보와 당 대표 간 '녹취록' 공방과 대선주자 간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 등 연일 내홍이 깊어지며 내년 3월 대선 가도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앞서 전날 오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당 내홍에 깊은 우려감을 나타내며 이 대표를 강하게 질타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특히 이준석 대표를 향해 "제1야당의 대표로서 가장 해야 할 과제가 뭐냐 하면 내년 대선을 어떻게 승리로 이끌까 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그런 것에 대해서는 별로 그렇게 큰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 자꾸 이렇게 말이 나니까 본인을 위해서도 좋지 않고 당을 위해서도 안 좋고 그렇다"고 우려감과 함께 호되게 꾸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