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탄핵' 유감 전화...이준석 "다신 그런 일 없어야"

'탄핵 발언' 갈등 봉합차 尹, 이준석에 전화 "관계자 엄중 문책, 이해해달라"

李 “尹의 말, 당 대표 입장에서 신뢰할 것”...다만 재발 방지 못 박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당내 대선 주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이의 갈등 구도가 줄타기를 하는 듯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보이면서 당 안팎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잇단 ‘돌출 발언’과 ‘개인 행보’로 논란을 일으키며 당 지도부를 당황하게 만들더니, 급기야 캠프 주요 인사의 ‘실언’에 가까운 발언으로 갈등 재확산의 도화선이 되는 등 ‘이준석-윤석열 갈등 구도’가 '기싸움' 수준을 넘어 위험 수준을 넘나들고 있다.

다만 윤 전 총장이 12일 이준석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신지호 캠프 정무실장의 '당대표 탄핵'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등 조기 진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캠프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경북 상주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2분가량 통화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은 "대표님과 제가 같이 가야 하지 않겠느냐. 이해해 달라"며 "통합과 단합을 위해 손잡고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어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데 갈등으로 비치는 데 대해 참 우려스럽다"며 "우리가 손잡고 국민을 안심시켜드리는 것이 도리다. 그래야 박수를 받지 않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앞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신지호 (정무)실장을 많이 혼냈다"며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우회적으로 이 대표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준석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발언에 대해서 윤석열 예비후보께서 직접 전화를 통해 캠프 내 관계자를 엄중히 문책했고, 정치권에서 이런저런 아무 이야기나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해해 달라고 말씀하셨다"고 통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캠프 구석구석까지 그런 윤석열 예비후보의 생각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고 (윤 예비후보는) 알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며 "당 대표 입장에서 그 말을 신뢰하겠다"라고 언급해 더 이상 신 실장 ‘탄핵’ 발언을 문제 삼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항상 윤석열 예비후보와 제가 상황을 개선해보려는 노력을 할 때마다 캠프 관계자라는 사람들의 익명 인터뷰 몇 번에 기조가 무너지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윤 전 총장에게 철저한 주변 인사 관리를 주문했다.

윤 전 총장이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관계자 엄중 문책 내용을 전달하고 당대표는 물론 지도부와의 갈등 논란을 조기 해소하려는 노력을 보였지만, 악화 일로를 겪고 있는 ‘이준석-윤석열 갈등’ 구도는 쉽게 사르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권의 대권 유력주자인 윤 전 총장 주변으로 국민의힘 중진 상당수가 규합해 '30대 0선' 이 대표를 향해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고, 이에 대해 이 대표도 자신이 국민과 당원들의 선택을 받은 당대표로서 중진들의 이같은 행태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 대표는 '돌고래와 멸치' 비유와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 대한 봉사활동 보이콧 종용 등에 대해서도 '나락' '하이에나' 등을 표현을 사용하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한편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이 대표가 휴가차 머물고 있는 경북 상주를 찾아 티타임을 가지며 경준위 논란, 여야정 협의체 등 당 운영 관련 주요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