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반드시 할 필요 없다...중요한 건 서로 간 신뢰구축"
"한미연합훈련, 北 핵개발과 제1차 북핵 위기 발발 원인"
"한미는 되고 北은 안 된다?... 北 단거리미사일 대응 예상“
천영우 KPFF 이사장, 홍현익 발언에 "北 이익 수호 관점 발언" 강력 비판
◆…지난 5일 경기도 동두천시 주한미군 캠프 케이시에서 대기하고 있는 주한미군 차량. [사진=연합뉴스]
홍현익 내정자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모 언론이 제가 '한미연합훈련 필요 없다'고 얘기했다. 완전히 반미적이고 친북적으로 저를 규정했다"며 "반드시 항상 할 필요는 없다는 정도"라고 해명했다.
◆ "한미연합훈련 안 해도 된다... 구체적인 내용 北에 알려야"
앞서 홍 내정자는 지난 5일 KBS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와의 인터뷰에서 한미연합훈련은 하지 않아도 되며, 이번 연합훈련에 북한이 싫어하는 '참수훈련'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북한에 알려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북한의 경제력이 남한의 53분의 1로 축소됐고, 군사비도 우리가 10배 이상 쓴 지가 10년이 지나서 재래식 군사력은 우리가 더 우세하다"며 "본래 한미연합훈련은 안 해도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핵 공격이 임박했다고 간파되면 선제공격하는 내용이 (훈련에) 들어가 있다. 수백 군데를 우리가 먼저 공격하면 북한 입장에서는 어쨌든 공격을 당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이 제일 싫어하는 참수훈련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며 "연합훈련을 하더라도 이런 훈련은 이번에 안 한다는 걸 간접적으로 밝혀야 한다,
그러면서 "김여정이 이야기하고 북한이 공식적으로 이야기한 거니까 조금 성의 표시를 하면 남북관계가 크게 피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 "한미연합훈련, 반드시 항상 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신뢰 구축 조치"
홍 내정자는 자신이 구체적인 훈련내용을 북한에 알려야 한다고 발언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주라는 것은 아니라 일정이나 규모, 그들이 가장 관심이 있는 참수작전 같은 건 이번에 안 한다 이렇게 알려주라는 것이지 며칠 날 무슨 부대가 어디로 옮기고 이런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주라고 말한 듯이 하는 것은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한미연한훈련을 축소하고 내용을 조절해 북한의 도발 이유 자체를 제거함으로써 평화의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신뢰 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북한과의 관계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반드시 유지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기조"라며 "평화라는 게 과거 냉전시대에는 일방적으로 국방력만 늘리면 우리 안보와 평화가 보장된다고 생각했는데, 탈냉전 이후에는 상호적으로 위협을 서로 강조하고 상대방이 위협을 느끼지 않게 해서 상대방이 우리에 대한 적대감을 줄이고 공격하려고 하는 의도 자체를 관리해 주는 것도 평화다. 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구축 조치"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한미연합훈련은 국가안보를 위해 바람직하고 좋지만, 평화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고 북한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 자체가 국가안보"라며 "(훈련) 규모를 상당히 축소하고 내용도 좀 조절해 주면 교류협력이 되고, 경제협력이 되면 북한이 이익을 얻어 평화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훨씬 강해져 우리를 도발할 이유 자체가 제거된다"고 했다.
◆ "한미연합훈련, 북한 핵개발과 제1차 북핵 위기 발발 원인"
홍 내정자는 또 노태우 정부와 김영삼 정부 시절을 언급하며 북한 핵개발의 원인과 1993년 제1차 북핵위기의 원인으로 팀스피리트훈련 재개 등을 지목했다.
그는 "1990년대 초반 당시 팀스피리트 훈련이라고 지금의 연합훈련보다 더 강력한, 사상 최대 규모의 훈련을 했더니 북한에서는 일체 대화를 끊고 핵개발을 해야겠다고 나섰다"며 "그래서 노태우 정부가 '7.7선언(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을 했고, 남북 평화 공존 기조로 가서 북한이 핵사찰을 수용해 (1992년)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어차피 소련과의 군축 경쟁에 있어서 해외에 있는 전술을 철수하기 위해 한반도에 있던 전술핵 무기를 철수하고 남북기본합의서라든지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했다"며 "그런데 이게 여의치 않게 되니 1992년 말에 다시 한미훈련을 하겠다고 하니 1993년에 (북한이) NPT를 탈퇴했고 1차 북핵위기가 그때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보수 정부에서조차도 훈련 규모를 조절하거나 중단함으로써 평화를 가져왔고, 훈련을 또다시 했더니 엄청난 긴장 관계가 됐다"며 "현대 국가안보 개념은 일반 안보가 아니라 상호안보라고 해서 상대방의 안보 위협을 고려해 주어야 우리도 상대적으로 평화롭게 지낼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한 것은 진보나 보수정부나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 "한미는 되는데 북한은 안 된다?... 北, 단거리미사일로 대응할 것"
홍 내정자는 한미 양국의 연합훈련에 대해 북한이 "도발을 안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단거리미사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북한이) 말로 우리에게 강력한 항의를 표시했는데 이제 자기들도 이를테면 단거리미사일이라든지 장사정포 등을 훈련할 가능성은 충분히 보인다"며 "우리가 훈련하는데 북한은 훈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에 따른 무역봉쇄와 대북제재, 함경남도 홍수와 폭우 등 북한의 어려운 상황을 언급하며 "김정은도 자칫하면 주민들의 반발이 폭동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굉장히 유의하고 있다"면서도 "여기서 중대도발을 했다가는 미국이나 한국이 가만히 있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도발을 안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그것은 통상적으로 보면 단거리미사일 정도"라고 내다봤다.
◆ 美, 한미연합훈련 축소론 비판... "北, 文대통령 간절함 이용해 한미공조 틈 벌려"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아인혼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이 한국과의 통신선을 복원하고 김여정을 통해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남북관계 개선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경고한 동기가 무엇인지에 달려있다"며 "절박한 경제 사정 때문에 한국에 도움을 청하고 미국과의 관여를 모색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인지, 아니면 연합훈련 등 북한에 위협이 될 만한 활동을 중지시키기 위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간절함을 이용하려는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후자라면, 김정은은 추가 정상회담으로 문 대통령을 독려해 한미 공조의 틈을 벌리고, 핵 문제에 진전이 없는데도 북한에 이로운 남북 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추진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KPFF) 이사장은 10일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도 7월부터 하계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데 한미연합훈련 축소는 말도 안 된다"며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하나 수만 명을 동원해서 하나 (규모와 성격을 불문하고)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반대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북한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축소하는 것은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한미연합훈련 연기론을 비판했다.
천 이사장은 이어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 증강에 광적으로 매달리고 있으면서도 북핵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한미연합군의 방어훈련을 시비하는 것은 뻔뻔하기 짝이 없는 적반하장"이라며 "문재인정부의 대북 굴종이 자초한 남북관계의 서글픈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홍 내정자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이익을 어떻게 수호할 것인지 북한의 관점에서 하는 주장"이라며 "대한민국을 희생해서 북한을 지켜주자는 논리를 어떻게 '북한 외교원장'이 아닌 차기 국립외교원장이 펼 수 있느냐"고 강력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