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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홀딩스 기업탐사]

① “해외법인 5천억에 매각” 발표… 실질은 1천억 '투자자 우롱'

  • 보도 : 2021.08.09 08:00
  • 수정 : 2021.08.09 08:00

매각 5천억 '뻥튀기' 홍보… 재무제표 반영은 달랑 1080억원

지분 53% 2700억 상당인데 1837억만 수취… 1천억 오리무중

회계전문가 "국세청 자금추적 및 금감원 특별감리 대상"

GC녹십자홀딩스는 지난해 미국 내 혈액제제 사업을 4억 6천만달러(약 5천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으나 실제 연말 재무제표에는 고작 1080억원만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5천억원 가량의 매각대금을 녹십자홀딩스가 거둬들여 기업가치가 그 만큼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여지가 있었으나 연말 결산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조세일보
◆…출처=GC녹십자홀딩스 발표자료 인용

GC녹십자홀딩스가 당시 홈페이지에 게시한 발표자료를 보면 “스페인의 Grifols(그리폴스)로부터 북미 법인(GCBT·GCAM) 주식매각대금을 수취했다”며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지 석달여 만에 기업가치 기준으로 4억6천만달러에 달하는 양수도 작업을 초고속으로 마무리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날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발표한 내용은 위와 달라 이 거래의 실제 내용이 무엇인지 의심을 사게 만들고 있다.

GC녹십자홀딩스는 공시에서 4억6천만달러 매각대금 가운데 회사 지분율은 53.4%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실제 수령대금은 245백만달러 정도로 한화로는 약 2700억원 정도 된다. 그럼에도 1837억원의 매각대금을 수취했다고 공시했다. 약 1000억원 정도의 조정이 이뤄진 셈인데 그 정확한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정도의 큰 금액이 조정되었다면 관련내용을 소상하게 공시해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 회계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조세일보
◆…출처=GC녹십자홀딩스 공시자료.
 
“종속회사 GCBT는 캐나다 퀘백주 소재의 회사로 의약품 제조 및 판매 영위를 목적으로 2014년에 설립하였으며 처분내역의 처분금액은 총 Enterprise value 4.6억 달러에서 조정사항을 반영 후, GCNA 해당지분율(53.4%)로 계산하여 작성한 금액”이라고 공시했다.

공시내용이 사실이라면 GC녹십자홀딩스는 1837억에 해당하는 매각거래를 5천억원이 넘는 4억6천만달러로 '뻥튀기' 홍보한 셈이 된다. 투자자로선 녹십자홀딩스가 수취할 돈을 5천억원으로 오인할 여지가 큰 것이다.

그러면 이 매각대금 1837억원이 모두 국내로 회수되었을까? 이 매각대금은 주식 보유법인인 미국의 자회사 GCNA가 수취하고 그 자금을 한국의 지주회사가 GCNA를 청산하는 유상감자 형식으로 1080억원을 회수했다. 
조세일보
◆…출처=금감원 다트 기업공시스템 내용 일부 발췌
결국 회사는 약5천억원에 해외사업을 매각했다고 언론에 알렸지만 현지법인 부채 등을 감안하면 매각대금 중 실제로 한국에 들어온 돈은 1080억원에 불과했다. 녹십자가 언론에 홍보한 것과 실제 녹십자가 회수한 돈의 차이가 4000억원에 가까울 정도로 투자자를 눈속임 한 셈이다.

GC녹십자 소액주주 A씨는 “언론 발표자료와 공시자료 중 어떤 것이 사실인지 믿을 수 없다”며 “회사 발표자료 보다 공시자료가 더 공신력이 있지만 정확한 자료를 숨기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간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는 “매각에 관련된 가치평가 보고서와 매각대금에 대해 정확한 자료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세일보가 GC녹십자그룹 관계사의 공시자료를 통해 밝혀 본 바에 의하면 GCBT나 GCNA에 대하여 회사는 구체적인 재무제표를 공시하고 않고 계열회사에 대하여 총자산만 단순히 공개하고 있다.  
조세일보
◆…출처=각 연도 사업보고서 공시자료 일부 발췌
 
공시자료는 총자산이라 표시했지만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순자산으로 이해 된다. 이 경우 GCNA의 유상감자로 인한 회수금액은 1080억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GCBT와 GC America의 매각대금은 어떻게 평가되었는지 오리무중이다.

상장사 공시담당 한 임원은 “상장사의 사업보고서는 중요한 공시자료이어서 금액이나 표현에 오류가 있어서는 안된다”며 “해외 사업매각에 관련된 공시 내용도 중요한 자료로 관련 자료를 최대한 공시하는 것이 상장사의 투자자에 대한 의무”라고 밝혔다.

조세일보의 ‘북미법인 해외매각과 관련한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질의에 대해 GC녹십자홀딩스는 “외부감사에서 적정의견이라는 답변이외는 알려줄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기업 가치평가 전문가 K회계사는 “GC녹십자홀딩스는 4억6천만달러라는 거래 총액을 발표하면서 지분율과 감액조항을 더불어 밝혔어야 한다”며 “중요한 해외 종속법인에 대하여 최소한의 재무제표 내용이나 매각에 관련된 가치평가보고서는 공시할 필요가 있고, 회계감사에서도 중점적으로 점검할 항목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계정보의 충분한 공시를 통해 신뢰성을 유지하는 것은 공시문제 이전에 상장기업 경영자의 최소한의 도덕적인 문제”라며 이러한 회계처리와 공시내용은 분식회계를 의심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매각대상 기업 GCBT는 2014년에 미국에 설립된 자회사로 처음부터 지분율 53.4%로 설립되었다고 공시하고 있다. 통상 해외에 신규로 설립하는 자회사에 대해 지분율 100%가 아닌 과점주주로 설립한 것도 의문이다. 나머지 주주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결국 GC녹십자그룹은 지난해 해외사업을 정리하면서 매각대금이 제대로 재무제표에 반영되었는지 공시한 자료로는 알 수 없어 투명한 회계처리가 이루어졌는지 의심받을 여지를 남겼다. 실제 재무제표에 반영된 1080억원 이외의 나머지 돈의 흐름은 과세당국의 자금추적이 이뤄져야만 밝혀질 수 있는 사안이다.

자본시장과 공시관련 업무에 밝은 B회계사는 “GC녹십자홀딩스의 규모나 업력과 산업 내에서의 위치 등을 감안해 볼 때 외부 이해자관계자의 눈을 가리는 공시행태에 놀랍다”며 “해외매각대금이 정확하게 잘 처리되었는지, 설립부터 청산까지의 과정에 오너 일가의 개입이 있었는지, 외부감사인의 가치평가보고서 확인이 있었는지 금감원의 감사보고서 특별감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GC녹십자홀딩스의 주가추이를 보면 작년 10월 이후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며 “회사가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공개했다면 주가흐름이 달랐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녹십자홀딩스의 주가는 지난해 10월이후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가능성까지 대두되면서 11월 첫주 2만2000원이던 주가가 4만2000원대까지 치솟았다. 회사는 교묘한 방법으로 언론과 공시자료를 달리하여 정보력이 떨어지는 소액투자자를 우롱한 결과가 아닌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조세일보
◆…자료=GC녹십자홀딩스 주가추이. 출처=네이버 증권
   
세무전문가 임모 세무사는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고 있어 해외자산 및 종속법인에 대하여 자산, 부채 신고의무가 점차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처분된 자산의 근거와 자금이 정확히 회수되었는지 국세청은 면밀히 들여다보는 자금추적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보호단체들은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재무제표 공개를 의무화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여 일반투자자의 정보비대칭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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