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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0억 투자발표에 주가 56% 올라…제조업 '성공방정식' 부활

  • 보도 : 2021.07.16 07:44
  • 수정 : 2021.07.16 07:44

"설비투자 기업 주가 날았다"

에코프로비엠·롯데케미칼 등
증설 발표 이후 주가 상승세
과거와 달리 "경쟁력 강화" 평가

조세일보
◆…충북 청주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있는 에코프로비엠 본사 /사진=에코프로비엠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5월 25일 증설을 위해 134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발표 이후 한 달 반 만에 주가는 56% 올랐다. 글로벌 1위인 시장 지배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평가 덕이다. 에코프로비엠뿐만이 아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 등도 올 들어 시설투자 발표 후 주가가 크게 뛰었다. 기업의 과감한 투자-글로벌 경쟁력 강화-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한국 제조업의 성공 방정식이 부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산업 재편에 기업들이 적극 대응한 결과라는 평가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이 발표한 시설투자 규모는 6조9542억원(74건)으로 전년 동기(2조6627억원, 33건) 대비 161.1% 증가했다.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투자에 나섰다. 코스닥 상장사가 공시한 투자 규모도 1조34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5.6% 급증했다. 에코프로비엠 등 소재와 부품·장비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결과다.

1340억 투자발표에 주가 56% 올라…제조업 '성공방정식' 부활대부분의 투자는 친환경차, 탈탄소 등에 집중됐다. 롯데케미칼이 대표적이다. 전통 석유화학에서 벗어나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 생산설비 등에 287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최근엔 친환경 수소사업에 10년간 4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미래산업 경쟁력 강화와 친환경기업 변신을 위한 투자에 시장은 ‘매수’로 답했다. 롯데케미칼은 발표 당일 주가가 5.49% 급등했다. 앞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환경·바이오사업 경쟁력을 확보한 포스코 한화 SK 현대자동차그룹도 시가총액이 크게 늘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유상증자와 채권 발행 등을 통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마련하면 주가가 떨어졌지만 투자자들의 인식이 달라졌다”며 “적극적인 투자로 유망 산업에서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과감히 투자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상장사 상반기 시설투자 7兆…증자·대규모 투자에도 주가 '껑충'
올 증설규모 2.6배로…대기업·中企 앞다퉈 증설

 
1340억 투자발표에 주가 56% 올라…제조업 '성공방정식' 부활

브라운관TV 시절 세계 시장을 지배한 소니. 소니는 2000년대 중반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투자라는 문제를 맞닥뜨렸다. 대규모 투자에 소극적으로 임했다. 삼성은 반대였다. 차세대 TV 패널에 과감히 투자했다. 그 결과 세계 TV시장의 패권은 삼성전자로 넘어갔다.

적절한 시설 투자(증설)는 기업 규모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 반대로 시기를 놓치고 과도하면 위기를 맞을 수 있다.

2007년 국내 상장사의 신규 시설 투자 공시(자회사 공시 포함)는 210건이었지만 이듬해 금융위기를 맞고 나서 177건으로 줄었다. 2015년 100건대까지 추락했다. 10년 넘게 부진했다. 가시적인 신산업의 부재, 자금 조달의 어려움,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제조업 경쟁력 악화 등이 겹친 탓이다.

한국 기업들은 위기에 과감해졌다. 산업지형이 급변하자 특유의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 2차전지·전기차 부품·반도체 장비는 물론 첨단·친환경 소재까지 시설 투자의 폭은 넓어졌다.

주가 상승 신호 된 시설 투자

올해 상반기 유상증자액은 지난해 대비 350% 늘어난 17조3935억원에 달했다. 주식시장 호황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선 영향이다. 이들은 자금의 상당 부분을 시설 투자에 쓰기로 했다. 상반기 국내 기업이 발표한 시설 투자 규모는 7조원에 육박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1% 넘게 늘었다. 과거 유상증자와 대규모 투자는 악재란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유상증자와 투자에도 주가가 오르는 기업이 많다. 기업은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들은 기업 성장성에 투자하며 수익을 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뿐 아니라 전통산업에 속하던 기업들의 신산업 투자까지 잇따르고 있다.

2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은 15일 코스닥시장에서 10.22% 오른 26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 25일 양극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1340억원 시설 투자 공시를 한 뒤 56.28% 올랐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비슷하다. 지난달 24일 5G(5세대) 케이블과 고성능타이어 등에 쓰이는 아라미드 생산라인 증설에 2369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이후 주가는 이날까지 15.22% 올랐다. 2차전지 부품 신사업에 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나선 비에이치도 지난달 1일 공시 후 주가가 13.10% 상승했다.

시장은 증설을 시장지배력 확대와 주가 상승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PI첨단소재도 그런 사례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23일 700억원을 투자해 PI필름 생산라인 증설에 나섰다. 공시 후 주가는 80% 넘게 급등했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과거 한국 제조업의 증설은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지 몰라도 기업의 밸류에이션 자체를 높여주는 재료가 되진 못했다. 대부분 전통산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산업재편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부각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중국·일본은 물론 유럽 경쟁업체들이 따라오기 힘든 차별적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효성티앤씨가 지난해부터 스판덱스 생산라인의 공격적인 증설을 통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굳힌 게 대표적이다. 최근 1년간 주가는 일곱 배 넘게 올랐다.

기술적 차별화가 가장 돋보이는 업종은 2차전지 소재주다. SKC·일진머티리얼즈는 글로벌 동박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수준이 됐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분리막), 천보(전해질), 포스코케미칼(양·음극재) 등 소재주는 물론 신흥에쓰이씨, 피앤이솔루션 등 2차전지 장비업체들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증설에 나서고 있다.

증설 이어질 업종은

전기차시장 성장에 따라 자동차 부품 기업도 증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수소연료전지 공장 증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온시스템도 유럽과 중국의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업체들도 지속적인 증설 기대가 크다.

반도체 장비 기업들도 파운드리 업황 호조를 바탕으로 증설에 적극적이다. SK실트론은 공장 증설을 검토 중이다. 한미반도체, 주성엔지니어링, 로체시스템즈 등도 반도체 장비 수주 확대에 대비하고자 증설에 나섰다. 증권업계는 한미반도체가 올해 매출 3000억원대, 영업이익 900억원대로 사상 최대 매출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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