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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돈 받고 아무도 안 나간다"…기업은행 임피만 1000명

  • 보도 : 2021.07.15 07:26
  • 수정 : 2021.07.15 07:26

'명퇴금 당근'으로 국책은행 군살 빼나
정부, 6년만에 명퇴 개선 논의

희망퇴직금 현실화해 임피 직원들 자발적 퇴직 유도
시행 땐 조직 고령화 해소, 청년 채용 확대 가능해져
은행 노사는 절반 깎인 명퇴금, 6년전 수준 상향 요구

정부가 국책은행의 인력 구조조정을 위해 명예퇴직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은 2015년 이후 조기퇴직자가 없어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한경DB

정부가 2015년 이후 사문화된 국책은행의 명예퇴직 제도를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희망퇴직금을 현실화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퇴직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3대 국책은행의 임피제 직원 비중이 매년 급증하면서 은행 조직이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자발적 퇴직의 문이 열린다면 국책은행의 고질적인 인사 적체와 청년 채용난 문제를 해소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기재부·국조실 머리 맞댄다

14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공공국, 국무조정실은 조만간 국책은행의 명예퇴직 제도 개선을 위한 실무회의를 열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최근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과 신용보증기금 등으로부터 희망퇴직 제도 및 시행 현황 자료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회사별 퇴직 시행 상황과 임피제 직원 수 등을 서면 검토한 뒤 조만간 논의에 나설 전망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국책은행 명퇴 필요성과 관련해 매년 각 정부기관이 모여 의논하긴 했지만 이번엔 더 전향적인 논의가 이뤄지는 분위기”라며 “이르면 하반기 결론 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내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6년 만의 일이다. 국책은행 세 곳엔 명퇴 제도가 남아 있지만 2015년 이후 퇴직자는 ‘제로(0)’다. 같은 해 감사원이 ‘국책은행의 명퇴금 수준이 너무 높다’고 지적한 게 계기가 됐다. 기존 명퇴금은 은퇴까지 받을 임금의 105% 수준이었지만, 임피제 진입 이후 임금의 45%에 묶였다. 기존에는 3억원에 육박했으나 이후 1억원 이상 금액이 깎였다는 설명이다. 한 국책은행 임피제 적용 직원은 “그 정도 금액이면 회사에 남아 자녀 장학금 등 복지 혜택을 누리고 임금을 받아가는 게 훨씬 이득이기 때문에 누구도 나가지 않는 분위기”라며 “자진 퇴직하는 사람이 없어 매년 임피제 직원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임피제 적용 직원 수는 각각 30명과 131명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각각 1003명, 340명으로 불어났다. 내년 말에는 임피제 직원 비중이 각각 18.2, 12.3%에 달할 전망이다. 신현호 수출입은행 노조위원장은 “고임금 임피제 대상자 한 명이 희망퇴직해 절감한 인건비로 신입 직원 1.3~1.4명을 추가 채용할 수 있다”며 “당장 내일이라도 은행이 쌓아둔 퇴직급여충당금으로 시행할 수 있지만 그동안 경직된 정부 지침 때문에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2015년 수준 회복” 조건 타협 이룰까

국책은행 노사는 최소 2015년 수준(잔여 임금의 105%)으로 명퇴금을 올려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적어도 남은 임금보다 많은 금액을 지급해야 자발적으로 퇴직할 유인이 된다는 논리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디지털 전환과 점포 슬림화 등을 고려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대규모 희망퇴직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국책은행은 인사 적체가 심해지면서 디지털 대응 등에 더욱 뒤처지고 있다는 게 업계 얘기다. IT 전문성이 있는 젊은 인력을 수혈하는 것도 시중은행에 비해 쉽지 않다.

관건은 기재부가 얼마나 전향적으로 나서는지다. 금융당국은 명퇴 제도 개선 필요성에 강하게 공감하고 있지만 정부기관 전체 예산을 담당하는 기재부는 ‘형평성’ 문제를 지속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만약 국책은행의 명퇴금을 올려주면 다른 금융 공기업도 덩달아 예산을 올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퇴와 관련해 은행들이 ‘돈 잔치’를 하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걸림돌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책은행의 명퇴 제도 변경에 대해)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 국책은행 임원은 “국책은행이 시중은행과 경쟁하는 분야도 많은데 인력 구조조정 문제에 발목이 잡혀 경쟁력이 위축되고 있다”며 “정부가 서둘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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