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이 발표한 6월 CPI는 5.4%로 지난 1월 1.4%에서 급증, 그동안 짐작으로만 제기되었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수치를 통해 확인되었지만, 비트코인은 예상과 달리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시장 관계자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가치저장 수단, 특히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에 대해 역설해 왔으나 인플레이션이 급증했다는 발표와 함께 상승하기는커녕 오히려 하락하며 현물시장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 까닭이다.
위안이라면 미국 주식시장이 개장과 함께 하락했다면 비트코인은 보합세를 보이다가 오전과 이른 오후 점진적으로 했다는 점 정도이다. 물론 과거에도 이러한 현상은 있었다. 지난 5월 CPI 데이터가 2008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고 발표되자 비트코인은 7%나 폭락했다.
이론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현금 가치의 대체 저장소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산(금, 현물, 비트코인 포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 당연하다. 외환 거래회사 오안다(Oanda)의 에드워드 모야(Ed Moya) 수석 분석가는 “비트코인이 더는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의 역할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며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수단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인플레이션 발표가 일시적인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비트코인의 횡보장을 깰 수 있는 촉매제가 되기에는 역부족이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고정된 2100만 개의 공급량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여겨져 왔으며 이는 법정 통화를 평가절하시키는 무모한 재정정책으로부터 자산가치를 보호하는 금과 같은 역할을 제공한다는 생각을 해왔다.
아바 랩스(Ava Labs) 존 우(John Wu) 사장은 “비트코인은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장기적인 헤지수단”이라며 “그러나 새롭게 진입한 신규투자자 중 일부가 이를 위험자산으로 생각하고 단기적인 매각에 나설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5월 붕괴 이후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 그리고 최근에는 3만2000~3만4000달러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기술분석 플랫폼 스톡차트(StockChart.com) 수석 분석가 줄리어스 드 켐퍼너(Julius de Kempenaer)는 “비트코인이 테스트를 거듭하며 3만 달러 수준을 확고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결과적으로 이 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다음 지지선은 2만 달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