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결과 미국인들은 반도체가 국가안보와 직결된다는 의견을 나타내 미 행정부와 의회, 그리고 업계의 꾸준한 홍보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테크노메트리카 마켓인텔리젠스의 자회사인 인베스터스비즈니스데일리(IBD) 앤 TIPP가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3분의 2(66%)가 강력한 반도체 제조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안보에 중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45%는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고 21%는 ‘다소 중요’라고 답해 그간 전미 반도체산업협회(SIA)를 중심으로 업계가 강력한 선전 활동을 벌인 결과가 반영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현대 기술의 머리에 해당하는 반도체는 국가가 첨단 방위 시스템을 배치하고 핵심 인프라를 보호할 수 있는 안보에 필수적인 기술이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이유를 앞세워 바이든 당선과 함께 산업계와 정치지도자 및 매파 인사들은 ‘CHIPS for America Act(미국 반도체 법)’의 통과와 그에 따른 제조, 설계 및 연구 활동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서한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국방 관련 지도자들은 “우리의 미래 국가 안보태세는 강력한 연구, 개발과 제조능력을 유지하는 것과 완전히 결부되어 있다”라며 “미래 기술개발, 표준, 안전한 생산 및 공급수단을 주도하는 국가가 동맹국 및 협력자와의 관계도 설정하는 결정자가 될 것”이라며 바이든을 압박하기도 했다.
지난달 9일 미국 상원은 68대32의 초당적, 압도적 표차로 반도체 제조와 설계 및 연구 활동에 520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의 미국 반도체 법이 포함된 ‘미국 혁신 및 경제법(USICA)(S.1260)’을 통과시켰다.
미 정치지도자들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잠재적인 취약성과 국내 칩 생산에 투자를 지원함으로써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선정하고 법안 통과를 위해 바쁘게 움직였으며 백악관 또한 지난 6월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부품의 공급망 강화를 위한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협력했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제조시설의 약 75%는 지정학적 긴장에 크게 노출된 중국과 동아시아에 분포하고 있고 가장 앞선 첨단 공정 제품(10nm 이하)은 대만(92%), 한국(8%) 등 100%가 이 지역에 근거를 두고 있다.
미국의 매파와 반도체 업계는 중국과의 긴장 관계를 배경에 깔고 특정한 발췌된 자료를 앞세워 국민을 설득하고 선전하는 활동을 벌인 결과가 산업계 이슈에 반응하지 않는 미국인들을 움직이게 만든 설문조사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