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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인사 분석]

행시 37회 제친 42회… 관세청 고공단 '파격인사' 배경은?

  • 보도 : 2021.07.06 14:11
  • 수정 : 2021.07.07 11:06

행시 37·39·40·41회 제치고… 차장 직에 42회 이종우 발탁

본부세관장 건너뛰고 본청 기획조정관서 직행

오는 8월 중 국장급 후속 인사 예정

임재현 관세청장 "연공서열보다 능력 중심 인사"

조세일보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동에 소재한 관세청 대전청사 전경.

예상치 못한 기수파괴, 보직계단 건너뛰기가 최근 관세청 인사에서 발생하면서 '파격인사'의 배경과 관세청 고위직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5일 이찬기 전 관세청 차장(행시 38회)의 후임으로 이종우 전 본청 기획조정관(행시 42회, 이하 이 차장)이 고위공무원 가급(1급) 승진과 동시에 임명됐다.

관세청 2인자인 차장 자리에 현 서울·부산·광주본부세관장보다 행시 다섯 기수 후배인 이 차장이 등용된 것. 관세청 내 1급 자리는 인천본부세관장과 차장 밖에 없다.

이 차장의 행시 선배들이 현재 본청에서 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데다, 지역 본부세관장 정도는 돼야 노려볼만한 관세청 2인자 자리를 이 차장이 단숨에 꿰차면서 선배들의 입장이 애매해졌다는 평이 나온다.
 
■ 본부세관장 경력 없는 차장… 이번 인사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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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신임 관세청 차장. (사진 = 관세청)
 
관세청 차장은 5000여 관세공무원을 이끄는 조직의 2인자로서 관세청장과 함께 관세청을 이끌어 가는 중요한 자리다. 관세청장 혼자 모든 업무를 맡을 수 없어 청장과 차장이 업무를 나눠 맡도록 균형 있게 업무분장이 이루어져있다.

업무분장 상 지역본부세관과 본청 국장들을 지휘해야 할 관세청 차장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지휘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선배 기수일 경우, 일정 부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각 지역 본부세관장과 본청 국장도 후배를 상사로 모시고 일하는 것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연공서열이 중시되는 공직사회에서는 고시 동기나 후배가 상관으로 영전하면 공직에서 옷을 벗는 게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승진한 후배가 부담 없이 일을 하도록 배려하는 의미도 있고, 잔류 시 불편해질 수 있는 자신의 입장도 고려해 내리는 결단이다.

이런 점을 모를 리 없는 임재현 관세청장이 이번에 파격 인사를 단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차장의 발탁은 기수 문화보다 업무 능력이 뛰어난 관리자를 등용하겠다는 임 청장의 의중에 따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3월 취임한 임 청장은 이미 취임사에서 연공서열이나 연고주의식 인사 관행에서 완전히 탈피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임 청장은 "개인과 조직의 전문성을 끌어내기 위해 청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일은 성과중심의 인사라 생각 한다"며 "연공서열이나 연고주의식 인사 관행에서 완전히 탈피해 능력 있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관리자를 우대하는 인사를 단행 하겠다"고 말했다.

관세청이 이슈가 되는 사건에 휘말려 대내외적으로 엄중한 시기라는 점도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최근 관세청은 산하의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 유령청사 건립과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 논란이 일면서 이슈에 중심에 섰으며, 청 내의 한 공무원(계장)이 상황실 PC와 전기로 가상화폐를 채굴한다는 내부 제보가 나오면서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관세청 관계자는 "이종우 신임 차장이 본청 내 핵심 요직 가운데 하나인 기획조정관을 2년 이상 역임하는 과정에서 역량을 발휘한 것에 대해 인정하는 능력주의, 역량위주에 인사라고 보면 된다"며 "최근 현안 문제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 차장이 기획재정부 세제실에서 근무한 경험이 차장 발탁에 영향을 끼쳤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관세청은 이 차장의 기재부 근무 경력이 사무관 시절 3년 정도 파견근무를 다녀 온게 전부였고, 당시 임재현 청장과 함께 근무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차장 발탁 배경이 아니라고 밝혔다.
■ 입장 애매해진 선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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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장이 선배들을 제치고 조직의 2인자가 된 만큼 적지 않은 관세청 고위직 간부들이 조만간 퇴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행시 37회와 39회 출신은 복잡한 셈법에 놓이게 됐다.

현재 관세청 내 행시 37회 출신은 주시경 본청 국제관세협력국장(1966년·전남 담양), 김광호 서울본부세관장(1964년·전남 장성), 김재일 부산본부세관장(1966년·전남 나주), 성태곤 광주본부세관장(1966년·전북 정읍) 등 4명이다.

행시 39회로는 김용식 본청 통관국장(1971년·전남 장성), 정승환 인천본부세관 항만통관감시국장(1966년·전남 담양) 등 2명이 재직 중에 있다.

40회에는 고석진 본청 기획조정관(1971년·서울), 중앙공무원인재개발원 파견 중인 김종호 국장(1972년·대구), 행시 41회는 유영한 인천세관 공항통관감시국장(1969년·충북 괴산), 한창령 서울세관 조사1국장(1973년·대구) 등 2명이 포진해있다.

이 차장은 42회지만 고공단 승진 시기는 2016년 8월로 39회 보다 빠르다. 37회는 논외로 하더라도 39회 이후 기수들은 이미 역전 상태가 된지 오래라는 이야기다. 김용식 국장은 2017년, 정승환 국장은 2019년, 고석진 국장은 2018년, 김종호 국장은 2020년 고공단에 입성했다.

일각에서 후배가 1급으로 영전한만큼 최고참급인 37회는 공직사회의 관행상 조만간 명예퇴직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관세청 관계자는 행시 37회에 대한 명예퇴직 압박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관세청은 다음 달께 고위공무원 명예퇴직과 승진·전보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장 외 유일한 1급 직위인 인천본부세관장 인사와 이에 따른 후속 인사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인천본부세관장은 비고시 출신인 김윤식 세관장이 지난해 3월부터 1년 넘게 보직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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