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조세 > 판례

[조세 판례광장]

특수관계인 간 상장주식 양도시 부당행위계산부인의 기준 되는 '시가'

  • 보도 : 2021.06.29 08:00
  • 수정 : 2021.06.29 08:00
원고는 특수관계인인 자신의 형에게 코스피 상장법인의 주식을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매도하면서 그 매매대금을 당일 한국거래소 최종 시세가액으로 정하였다.

반면, 피고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상장주식 시가평가 조항을 적용하여 위 상장주식의 시가는 평가기준일 이전·이후 각 2개월 동안 공표된 매일의 종가 평균액에 최대주주 등 할증률 30%를 가산한 금액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소득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의 적용 여부가 문제되는 이 사건에서 피고는 왜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적용하였던 것인지가 쟁점이다.

구 소득세법 시행령(2021. 2. 17. 대통령령 제314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7조 제5항(이하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부당행위계산 부인의 기준이 되는 상장주식의 '시가'를 상속세 및 증여세법 규정을 준용하여 평가한 가액에 의하도록 하였다. 이에 피고는 이 사건 시행령 조항에 의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 규정을 준용하여 위 상장주식의 시가를 산정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거나 그 내용이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하는 등으로 위헌·위법하여 무효인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대법원 판결을 살펴보기 전에 상장주식 양도와 관련한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의 내용을 몇 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이 사건 시행령 조항에 의할 때 개인이 특수관계인에게 상장주식을 매도한 경우 그 시가는 양도일 이전·이후 각 2개월 동안 공표된 매일의 종가 평균액이 된다.

반면, 법인이 특수관계인에게 상장주식을 매도한 경우 그 시가는 당일 한국 거래소 최종 시세가액이 된다(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 제1항)고 하여 우리 세법은 상장주식의 매도인이 개인인 경우와 법인인 경우를 달리 취급하고 있다.

또한 상장주식의 매수인이 개인인 경우와 법인인 경우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매매대금은 당일 한국거래소 최종 시세가액으로 가정한다). 즉 원고가 특수관계인인 개인에게 상장주식을 양도한 경우, 원고는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이 적용되어 30% 할증한 가액을 기준으로 하여 양도소득세를 부담하여야 하는 반면, 원고가 특수관계인인 법인에게 상장주식을 양도한 경우 매수인인 법인의 입장에서는 당일 한국거래소 최종 시세가액이 시가에 해당하므로 매도인인 원고에게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의 적용을 배제한다(소득세법 시행령 제167조 제6항).

그러므로 상장주식을 동일한 가격에 매도하더라도 매수인이 개인인지 아니면 법인인지에 따라 매도인(개인)에 대한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의 적용 기준과 적용 여부 등이 달라질 수 있다.

나아가 원고가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평가기준일 이전·이후 각 2개월 동안 공표된 매일의 종가 평균액을 매매대금으로 정할 필요가 있는데 원고는 매매기준일 이전 2개월 동안 공표된 종가만 알 수 있을 뿐 그 이후에 공표될 종가는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원고는 현재 시점에서 알 수 없는 미래 정보를 바탕으로 하여 매매대금을 정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고려하여 원고는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상장주식의 '시가'를 직접 규정하는 대신 상속세 및 증여세법 규정을 준용하도록 한 것이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거나 그 내용이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하는 등으로 위헌·위법하여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상장주식 시가평가 조항을 준용한 것을 두고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남으로써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고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내용이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하였다거나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조항을 위헌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무효인지 여부에 대하여 대법관 7명의 유효 의견과 나머지 6명의 무효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였다.

다수의견(7명)은 입법자에게는 상당한 정도의 입법재량이 부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매우 다양한 형태를 취하고 그 생성, 변화가 극심한 '부당한 행위와 계산'을 법률이 직접 정형화하여 규정한다는 것은 입법기술상 매우 곤란하므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위임 범위 내에서 그 위임 취지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한 것이라고 보았다.

반면 소수의견(6명)은 부당행위계산 부인의 기준이 되는 상장주식의 시가는 납세의무에 관한 기본적, 본질적 사항인 과세요건이므로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따라 마땅히 국회가 법률로써 정하여야 할 사항이므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헌법상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보았다. 또한 대통령령인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상위 법령인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준용하는 것도 이례적이라고 보았다.

결국 다수의견에 따라 상장주식의 '시가'를 어떻게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평가할 것인지에 대하여 입법자가 가지는 광범위한 재량을 바탕으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유효하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조세법률주의를 중시하여 반대의견을 표시한 대법관이 6인이나 되었다는 사실은 비록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위헌 무효까지는 아니더라도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일깨우게 되었다.

이에 2021. 2. 17. 대통령령 제31442호로 개정된 소득세법 시행령 제167조 제7항은 상장주식의 시가를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 제1항을 준용하여 거래소 최종시세가액에 의하도록 규정하였고, 또한 2021. 2. 17. 대통령령 제31443호로 개정된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 제1항은 법인세법상 상장주식의 시가를 계산할 때에도 최대주주 등 할증률을 적용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상장주식의 매수인이 개인인 경우에만 최대주주 등 할증률이 적용되었던 불합리를 개선하기에 이르렀다. 대법원 2020. 6. 18. 선고 2016두43411 전원합의체 판결

법무법인 광장 판례 세미나
정수화 변호사

[약력] 미국 시카고 대학교 수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제5회 변호사시험, 중부지방국세청 공익법무관
[이메일] jsw@leeko.com

관련기사

  • 출생 :
  • 소속 :
  • 학력 :
  • DID :

상세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