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美 타임지 인터뷰..."우리가 가진 평화, 매우 깨지기 쉬워"

美 TIME, '조국을 치유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 제목 인터뷰 실어

문대통령 "김정은, 매우 솔직하고 열정적이고 결단력 있어"

TIME "김정은, 자신의 고모부(장석택)와 이복형(김정남) 살해한 냉혈한"

문재인 대통령은 경색국면이 길어지고 있는 남북관계와 관련, "나는 나 자신에게 많은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 우리가 가진 평화는 매우 깨지기 쉬운 것이다.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4일 미국 타임(TIME)지가 보도한 인터뷰에서 작금의 한반도 상황에 대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월 워싱턴을 방문,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정체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북핵 협상이 여전히 앞날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임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타임은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문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기사와 함께 문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7월판 표지 사진을 공개했다.

청와대 측은 "최종 확인을 거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아시아판 등에서 표지에 실릴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사는 '문 대통령이 조국을 치유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에 나선다'는 제목 아래 향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전망을 담고 있다.

타임은 우선 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5월 대통령 당선 이후 2013년부터 경색 국면을 맞은 남북 관계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경주,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2019년 '하노이 노딜'로 북미협상이 불발로 그치면서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교착화되는 등 부침의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특히 지난 2018년 9월 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능라도 5.1경기장에서 15만 관중들 앞에서 역사적인 연설 내용까지 일부 인용하며 남북 관계를 조명하기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이 "그(김정은 위원장)는 자녀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물려주고 싶어하고, 자녀들이 핵이라는 짐을 지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고 발언한 것도 전했다.

타임은 또한 문 대통령이 세 차례 정상회담에서 느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매우 솔직(honest)하고 열정적이었다",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알고 있다" 등의 평가를 했다고도 인용했다.

그러나 타임은 김 위원장에 대해 "자신의 고모부(장성택)과 이복형(김정남)을 살해한 냉혈한"이라고 문 대통령과는 다른 평가를 내렸다.

문 대통령은 더 이상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기회는 없을 것이란 평가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은 상호신뢰로 이끌 것"이라며 “백신외교를 북한을 테이블로 다시 불러오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타임은 이에 대해 국제 사회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비판, 한국 내 녹록치 않은 정치 상황 등을 언급하면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이 ‘상호 신뢰’로 이어가고 있으며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백신 외교를 제안하고 있지만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거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타임은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비핵화와 제재 완화의 주기'가 결국 핵탄두와 ICBM 등 북한의 가장 치명적인 자산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주장이지만 북한이 그동안 약속 위반한 사례로 비추어 비핵화 협상을 바로 대북 제재 완화로 가는 것은 ‘실수일 것’이라는 빈센트 브룩스전 한미연합사령관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문 대통령 인터뷰는 북한의 노동당 3차 전원회의가 열리기 전인 지난 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화상으로 진행됐다.

타임은 지난 2017년 5월 당시 후보시절때 '협상가(the negotiator)'라는 제목이 달린 문 대통령의 사진을 아시아판 표지에 게재한 바 있다. 대통령이 된 후 타임지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