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섬웨어 공격·인권문제 등 이견 불구하고 푸틴 “대화 건설적…신뢰의 섬광 비쳐”
사이버 안보 협의 시작·자국 대사 복귀 합의…군비 통제와 핵 협정 관련 하위급회담 시작할 것
◆…미러 정상회담을 가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로이터>
로이터통신,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스위스 제네바 호숫가 별장인 ‘빌라 라 그렁주’에 열린 회담은 약 3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양 정상은 이날 회담이 끝난 후 각자 기자회견의 시간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푸틴에게 위협적인 질문을 하지 않았다면서도 사이버 공격의 위험성에 대한 이론적 질문을 던졌다고 밝혔다.
그는 “푸틴을 쳐다보고 '만약 랜섬웨어가 러시아의 파이프라인을 공격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것 같은가'라고 물었다”고 말했다.
회담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측에 사이버 공격에 대한 추궁뿐 아니라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와 관련된 인권문제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의혹을 일축하며 오히려 미국 측에서 러시아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가해지고 있으며 인권문제에 관해서는 미국도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의 관계가 경색된 상태에서 이뤄진 이 날 회담으로 양측의 갈등 구도가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양측의 성명은 긴장 국면에서도 이번 회담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백악관은 이날 ‘전략적 안정에 관한 미국·러시아 대통령의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과 러시아가 긴장의 기간에도 전략적 영역에서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며 무력 충돌의 위험과 핵전쟁의 위협을 줄이고자 하는 공동의 목표를 진전시킬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명은 “오늘 우리는 핵전쟁과 관련해서 승리는 없으며 절대 싸우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며 지난 1월 5년 연장한 신전력무기감축협정(New START)를 언급했다.
또한, “향후 군비 통제 및 위험감소 토대를 위해 미국과 러시아가 가까운 미래에 신중하고 강력한 통합 전략 안정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도 기자회견을 통해 2026년 만료될 핵 협정에 대비해 미국 국무부과 러시아 외무부 간 협의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날 양 정상은 사이버 안보에 대한 협의를 시작하고 지난 양측의 갈등으로 자국으로 귀국한 양국의 대사들은 귀환시키는 데도 합의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귀국한 미국과 러시아의 양국 대사가 곧 임지로 돌아갈 것”이라며 “이견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은 상당히 건설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건설적이고 균형 잡힌 대화 상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과 새로운 이해와 신뢰의 수준에 이르렀냐”는 질문에 그는 “현재 상황에서 가족 간 신뢰 같은 것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신뢰의 섬광은 비쳤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