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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다주택자 다시 '시간과의 싸움'…최종 승자는?

  • 보도 : 2021.06.01 07:07
  • 수정 : 2021.06.01 07:07

버티기 관건은 집값…세금·재개발·금리·대선이 변수

yunhap
◆…정부-다주택자 다시 시간과의 싸움…최종 승자는? (PG)
 
 
자산시장에는 '정권과 맞서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정권은 세금 등 각종 정책과 감독, 입법 권한을 움켜쥐고 있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코인이든 정권을 거역하면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다주택자들은 청개구리처럼 정권이 제시한 방향과 정반대로 움직이며 버티기를 지속했고, 지금까지는 승자였다.
 
이런 다주택자들에게 정부의 뒤끝이 작렬했다. 오늘부터 다주택자들에게는 종부세와 양도세 폭탄이 떨어졌고, 임대사업자들은 벼랑 끝으로 몰렸다. 정부와 다주택자 간 힘겨루기는 다시 '시간과의 싸움'에 돌입한 양상이다.
 
◇ 당정 "후퇴는 없다"…다주택자 고사 작전 실행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달 17일 KBS 뉴스9 인터뷰에서 주택 양도세와 관련 "5월 말까지 기회를 드렸다. 그런데도 정부의 시책을 안 믿고 좀 버틴 분들이 있다"면서 "저희로서는 이것은 국민과의 신뢰와 원칙 문제"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집값 안정을 위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풀어놓아야 하고 이를 촉진하기 위해 양도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이를 일축한 것이다.
 
당 주도 정책을 공언한 더불어민주당도 김진표 의원이 이끄는 부동산특별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은 '원칙 고수'였다.
 
결국 다주택자들에 대한 징벌 수준의 양도세와 종부세 중과는 1일부터 시행됐다.
 
양도세의 경우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팔 때 적용하는 중과세율이 기본세율에 2주택자는 20% 포인트, 3주택자 이상은 30%포인트가 가산된다. 이에 따라 양도세 최고 세율은 2주택자는 65%, 3주택자는 75%로 올라갔다. 3주택자의 경우 지방세를 합하면 내야 하는 세금이 시세차익의 80%를 훌쩍 넘는다.
 
종부세는 3주택 이상이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 적용되는 세율이 0.6∼3.2%에서 1.2∼6.0%로 인상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다주택자에게 세금 폭탄을 안긴 작년 7·10 대책 브리핑에서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주택의 시가(합계 기준)가 30억원이면 종부세는 약 3천800만원, 50억원이면 약 1억여원 정도로, 전년보다 2배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인상된다"고 밝혔었다.
 
정부와 여당의 다주택자 옥죄기는 이게 다가 아니다. 임대사업자들의 매물 출회를 압박하기 위해 양도세 혜택을 거둬들이기로 했다. 임대 기간 종료로 사업자 등록이 자동말소된 임대사업자에게 종전에는 양도세 중과를 무기한 배제했으나 앞으로는 6개월만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당정의 전방위 압박에도 다주택자들은 끈질기게 버티고 있다. 세금 폭탄이 예고됐음에도 다주택자들의 매물은 잠겼고, 양도 대신 증여를 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7·10대책 이후 폭발했던 주택 증여는 올해 들어 1월과 2월 각각 1천973건과 1천674건으로 둔화했다가 3월과 4월에는 각각 3천22건과 3천39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 관건은 집값…오르면 버티고 내리면 내놓을 듯
 
정부와 여당의 전방위 압박 속에서 다주택자들이 무소의 뿔처럼 계속 버틸 수 있을까.
 
1일 과세 대상이 확정된 종부세는 연말 납부고지서가 나간다. 조정지역 다주택자들이 실제 종부세 폭탄 고지서를 받아들면 고심이 깊을 것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 투자자문센터 팀장은 "다주택자들은 올해 종부세가 얼마 나올지 나름대로 계산하고 있겠지만 집값 합산액의 1∼2%에 달하는 세금은 고소득자들로서도 상당히 버거울 것"이라고 했다.
 
금리 인상 움직임도 다주택자들에게는 달갑지 않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의식해 미국 연준(Fed)보다 앞서 연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금리 인상은 그 자체로 부동산 가격의 하방 요인인데다 빚이 있는 다주택자들은 이자 부담이 그만큼 늘어난다.
 
9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도 변수다. 부동산 시장 불안이 계속 이어질 경우 다주택자 양도세 문제는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를 수 있다. 정부가 잔뜩 공을 들이는 공공 재개발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민간 주도 재개발·재건축은 다주택자들의 버티기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서울 도심 개발 열풍은 오세훈 발 재건축 아파트 급등에서 확인했듯 집값을 밀어 올리는 동력이다.
 
결국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 여부는 무엇보다 향후 집값에 좌우될 것이다.
 
가중되는 세금 부담 속에서 다주택자들의 유일한 버팀목은 집값에 대한 기대감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크게 오른 집값은 다주택자들에게 막대한 부를 안겼다.
 
문제는 이런 집값 상승 흐름이 향후 지속할 수 있느냐다. 집값이 떨어진다면 최후의 버팀목이 사라지는 것이어서 다주택자들이 버티기 어렵다.
 
향후 집값 전망은 엇갈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상반기에 이미 집값이 많이 올라 하반기에는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플러스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그동안의 상승 피로감이 상당히 누적돼 있는 데다 신도시 분양도 예정돼 수요자들의 관심이 분산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작년과 같은 오름세를 지속하긴 어렵겠지만 중저가 주택 위주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집값 상승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시점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으나 이젠 상승률이 떨어지고 하락 추세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가격이 많이 오른데다 수요가 감소하고 있고 금리 인상 부담도 있어 상승 흐름이 지속되진 않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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