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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설계 이야기]

2030세대가 고독사하는 세상

  • 보도 : 2021.05.27 08:00
  • 수정 : 2021.05.27 08:56

최근 공영TV방송의 한 프로그램에서 ‘죽어야 보이는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청년 고독사 문제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방영했다.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처한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었다. 중장년과 노년층에 주로 벌어지던 고독사가 이제는 젊은층까지 위협하고 있다. 점점 증가하는 1인 가구, 어려운 취업난, 코로나19의 장기화 등이 그 원인으로 작용하였다고 한다. 특히 1년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안정적인 직장을 잃게 되거나 사회적 고립에 의한 우울증이 청년들의 고독사를 증가시키고 있다.

제작진이 경찰청과 협조하여 지난 2년간(2019~2020년)의 변사 사건 10만 5천여 건을 조사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분석한 결과 고독사에 해당하는 건이 2019년은 3,704 건이었고 2020년은 4,196 건으로 전년대비 13% 증가하였다. 1인 가구가 많고 인구가 밀집된 지역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했다. 경기 1,072건, 서울 790건, 부산 276건 등 3개 지역이 2,138건으로 전체 건수의 51%를 차지한다. 2020년 하루 11.5명의 고독사가 발생한 셈이다. 이는 같은 해 교통사고로 하루에 사망하는 8.4명(3,079명/년간) 보다 훨씬 많았다. 서울만 놓고 보면 30대 이하의 고독사가 73건으로 9%(10명中 1명 수준)를 차지하고 있다.

한창 사회에서 일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맺으면서 生을 확대해 가야할 2030세대들이 극도의 고립감을 견디지 못하고 무기력과 우울증의 단계를 지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청년 고독사는 슬픈 일이다.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일상생활의 행복지수를 지표화한 ‘안녕지수’(2018년 기준)가 가장 높은 세대는 ‘60대 이상’이고 그 다음이 10대이며 50대, 40대, 30대, 20대 순으로 나타났다. 안녕지수가 낮을수록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20~30대 청년들의 고독사 증가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안정적인 일자리 부족과 코로나19의 후유증으로 우울감에 힘들어 하는 청년들이 많다. 20대 A씨의 경우 대학 졸업 후 임용고시에 불합격하고 원룸에 혼자서 15시간 이상을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한다. 하지만 코로나의 영향으로 부모님이 실직하고 본인의 미래도 불확실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 한다. 예전에 같이 공부하며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과의 연락도 하지 않고 산다. 합격한 A씨의 친구는 A씨에게 연락하자니 눈치가 보여서 못하고 A씨도 친구들에게 연락하자니 비교되는 자신의 처지에 마음이 아파서 관계를 끊고 산다. 그러던 어느 날 자기도 모르게 유언장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병원을 찾아 우울증을 진단받고 치료중이다.

트로트 가수를 했던 20대 B씨의 경우 코로나 이전에는 이태원의 여러 클럽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으나 코로나의 장기화로 이태원의 상권이 무너지면서 실직자가 되었다. 각종 행사가 모두 취소되고 갈 곳이 없어진 B씨는 자신을 실패한 인생으로 느끼고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해 보았다고 한다. 무기력하고 분노가 치밀며 코로나 블루로 힘들지만 그나마 지금의 유일한 낙(樂)은 반려견과 산책하는 것이라고 한다.

30대 C씨의 경우 코로나 이전에는 항공사 부기장으로 근무하면서 밝은 미래를 생각했지만 코로나의 장기화로 항공사의 경영이 악화되면서 입사 1년 6개월 만에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C씨는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택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C씨는 코로나로 인하여 자신의 밝은 미래가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려 마음이 썩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무기력해 졌다고 한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 코로나의 장기화는 청년들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사회적 관계를 단절하게 만들어 청년들로 하여금 경제적인 부담을 가중시키며 무기력하고 우울하게 만들어 스스로를 고립하게 하였다. 코로나로 인하여 병원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어 대부분의 진료가 감소하였으나 정신건강의학 진료는 오히려 더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10명 중 4명이 ‘코로나 블루’를 경험하고 있다는 조사도 보도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노년층의 고독사 뿐만 아니라 이제는 2030세대의 고독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2000년대 초 고독사가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었던 일본은 코로나로 인한 젊은 여성의 자살률이 급격히 증가하자 2021년 2월 고독·고립대책을 담당할 정부 부처와 장관직을 설치하였다. 외로움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질병으로 인식한 영국은 2018년 세계 최초로 고독사를 전담하는 외로움 장관을 임명하였으며 ‘외로움 근절 캠페인’ 재단을 설립하여 고독사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1년 4월부터 ‘고독사 예방법’이 시행되었으나 아직 청년층에 대한 고독사의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이 안 된 상황이다. 고령사회로 먼저 진입한 영국, 일본 등에 비하면 미흡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고독사 예방법을 제정하고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다행이다. 이제 본격적인 해결책을 찾아서 노년과 청년의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국가가 주도하는 고독사 예방법은 이제 출발을 하였으니 우리 사회의 구성원은 구성원간의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고 강화해야 한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하여 직접적 만남은 어렵더라도 가족, 친구, 동료, 선후배, 지인들에게 안부 전화라도 자주 하자. 사회적 관계와 고립을 진단하는 대표적인 질문이 3가지 있는데 1) 아플 때 도와줄 사람이 있는가? 2) 돈이 필요할 때 빌려줄 사람이 있는가? 3) 우울할 때 대화를 나누어줄 사람이 있는가? 등이다. 이 3가지 질문에 대하여 나를 기준으로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누가 있는지?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가 있는지? 자문(自問)해 보자.

꿈세생애설계협동조합
윤철호 이사

[약력] 현)꿈세생애설계협동조합 이사,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 전문위원, 현)부산가톨릭대학교 사회적경제센터 연구원, 현)한국생애설계협회 교육지원본부장, 현)생애설계사 자격증과정 전문 강사, 현)한양대학교 사이버대학 강사, 전)삼성디스플레이 사내교수, Compliance 경영 전문가(CCP 1급), ISO37001/19600 인증심사 위원, 한국생애설계사(C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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