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월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비대면 화상 방식으로 열린 한-캄보디아 FTA 타결 선언식에서 빤 소라삭 캄보디아 상무부 장관(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보다 강력한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을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3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지식재산권의 국제논의 영향에 관한 연구(김현수·예상준·금혜윤·강민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지식재산권 수출은 2010년 39억8000만달러에서 2019년 152억7000만달러로 9년 동안 약 4배가 됐으며 수입의 경우 2010년 106억8000만달러에서 2019년 160억7000만달러로 약 60%가 증가했다.
기존의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 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와의 지식재산 교역량이 증가하면서 해외에서 한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및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WTO 무역관련지식재산권협정과 관련한 쟁점들은 합의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거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어 선진국들은 협정보다 강력한 수준의 지식재산권 보호 조항을 FTA에 도입했다.
실제 2000년 이전에 맺어진 71개의 FTA 중 높은 수준 또는 중간 수준의 지식재산권 보호 FTA는 13개였지만 2000~2010년에 맺은 129개의 FTA 중 50.4%(65개), 2010년 이후 맺어진 105개의 FTA 중 65.7%(69개)가 중간 수준 이상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FTA 내 지식재산권의 보호 수준을 체약국의 소득수준별로 살펴보면 선진국과 개도국 간 지식재산권 보호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선진국끼리 체결된 44개의 FTA 중 중간 수준 이상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FTA는 32개에 달한 반면, 개도국끼리 혹은 개도국과 LDC 국가가 체결한 124개의 FTA 중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FTA는 29개에 불과했다.
투자보호협정(IPA)를 체결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를 살펴보면 IPA를 체결한 국가에서 수출과 수입이 모두 늘어났다. 수출의 경우 지식재산 집약적 산업에서 늘어났으며 수입의 경우 지식재산 비집약적 산업에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고서는 "한국 FTA의 지식재산권 보호 수준은 점차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한국과 IPA를 체결한 상대국들은 이미 지식재산권 보호 수준이 높은 선진국이거나 제3국과 IPA를 이미 체결한 국가들이 대부분이어서 상대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를 유도하는 자유무역협정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협상 중이거나 향후 FTA 협상과 개정을 계획 중인 국가들과의 FTA에서는 높은 수준의 지식재산권 강화를 목표로 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미국을 중심으로 무역협정 내에서 영업비밀 보호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규범이 발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또한 FTA에서 높은 수준의 영업비밀 보호 규범 도입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