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들의 청년층 겨냥한 국가재정 지원과 대립각 세워
"현금복지 늘린다고 사회안전망·고용 문제 해결 될 수 없어"
"우리 경제 역동성 높여 국민 잠재력 끌어올려야 '기회의 나라' 가능"
"기회복지, 기회의 양적 확대와 질적 개선...새 판을 짜는 경장(更張)"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0일 SNS에 우리나라를 '기회의 땅, 기회의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는 "'현금복지'가 아니라, '기회복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밝혔다. 지난 4월 '쾌란 플로깅 챌린지' 첫 번째 주자가 되어 청계천 쓰레기 줍기에 나선 김 전 부총리［사진=김 전 부총리 페이스북 갈무리］
김동연 전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빨리 취업해 소녀가장 역할을 하겠다는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 학생, 폐업을 앞둔 단골 수제비집 주인 등을 소개한 뒤, "어떻게 해야 이런 학생, 청년, 서민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요"라고 탄식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어 "복지 이야기들이 많다. 국제적 기준이나, 양극화 수준을 볼 때 복지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면서 "그렇지만 당장 북유럽 수준으로 복지를 늘리기는 거의 불가능하고, 설령 가능하더라도 재원마련을 위해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수해야 하거나 증세가 필요한데 국민적 동의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복지를 늘리면 그만큼 사회안전망이 만들어져 저소득층, 실업자, 노년층에게 도움이 되고 빈부격차도 일부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복지만으로 고용이 늘어나고 임금이 올라가며 주거와 교육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 특히, 현금복지를 늘린다고 해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결국 답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여 국민의 역량과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있다"며 "그 길은 바로 우리나라를 '기회의 땅, 기회의 나라'로 만드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울러 "기회복지는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으니 부족한 기회를 놓고 전쟁 같은 경쟁을 하게 되고, 기회가 고르게 주어지지 않다 보니 부와 불평등이 대물림되는 문제가 확대되고 있다. 결국 양극화, 사회갈등, 공정의 문제도 '기회'의 문제와 연결된다"고 했다.
덧붙여 "복지국가의 건설은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방향"이라며 "그 핵심은 소득수준이나 복지수혜에 관계없이 현금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기회복지'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거듭 '기회복지'를 주장했다.
김 전 부총리는 '기회복지'에 대한 구체적 대안으로 "혁신창업을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리고 인적자본을 확충·강화하는 데 재정투입을 늘려야 한다"며 "고졸과 지방대 출신 취업을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교육이나 주거에서도 저소득층과 어려운 분들에게 기회가 많이 갈 수 있는 방안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기회복지'는 결국 기회의 양적 확대와 질적 개선"이라며 "이것은 우리 경제 사회의 틀과 제도, 의식의 총체적인 변화를 필요로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이것은 우리 경제사회의 틀과 제도, 의식의 총체적인 변화를 필요로 한다. 새 판을 짜는 경장(更張, 낡은 제도 혁파)"이라며 "특히 우리 사회의 핵심가치가 '각자도생'에서 '상생과 연대'로 바뀔 때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래야 힘든 처지의 학생, 청년, 자영업자, 수많은 흙수저들도 열심히 노력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공화국'을 만들 수 있다"며 "이제 그 길을 가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해 자신과 같은 '흙수저 출신'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함을 강조한 셈이다.
최근 김 전 부총리는 오랜 침묵을 때고 SNS 등을 통해 사회·정치적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양상이다. 특히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물론 여권 인사들의 영입을 위한 유인 메시지 등에 고무돼 정치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