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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봉 세무사의 좋은 하루]

베토벤 <교향곡 9번> 4악장과 베 짜는 소리

  • 보도 : 2021.05.20 07:40
  • 수정 : 2021.05.20 07:40

다양한 세상입니다. 사람도 다양합니다. 그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너덧 살 때 베토벤의 <교향곡 9번> 4악장을 처음 듣고 너무 좋아 매일 밤 엄마에게 그 곡을 틀어달라고 졸랐다는 기억을 가진 이가 있습니다. 그런 기회가 흔한 경우는 아닐 겁니다. 누군가의 그 시절에는, 오두막집의 단칸방 안에 베틀이 있었고, 엄마의 베 짜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삐이익삑 탁 삐이익삑 탁...” 그때는 남들만큼 큰 집은 아니더라도 좁은 방안에 베틀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4년 4개월여에 걸친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길이가 40미터, 폭이 14미터에 이르는 방대한 넓이)의 마지막 손질이 끝나갈 무렵 교황의 방문이 있었습니다. 교황 율리우스 2세는 상당히 만족해하면서도 천장화에 금색이 없어 아쉬웠던 모양입니다. 교황이 금으로 덧칠할 것을 주문하자, 미켈란젤로는 “금으로 만든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했답니다. 교황의 “그림이 가난해 보일 텐데….”라는 반응에도 “제가 저기에 그린 인물들도 가난합니다”라며 미켈란젤로는 끝까지 소신을 지켰다고 합니다.

최근 "수도권 사는 사람이 세컨 하우스(별장)를 만들어서 주말에 이용한다면 2주택이라고 해서 제재할 필요는 없는 것"이며, “실주거용 주택에 대해서는 생필품에 준하는 보호”를 하고, “주택 정책의 핵심은 실거주용이냐, 투기수단이냐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라는 기사에 이목이 끌렸습니다. 저는 세컨 하우스(안)에 조심스럽지만 공감합니다. 이견의 목소리도 보았습니다. 여러분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세컨 하우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부동산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모든 세대로 확산되고 있고, 세컨 하우스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저녁이 있는 삶'을 넘어 '주말은 세컨하우스에서 여유롭게', '더불어 더 행복한 삶'을 찾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가깝습니다. 다수의 사람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언감생심(焉敢生心)이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세컨 하우스 지원 정책은 '부동산투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먼저 답해야만 하겠지요. 부동산투기에 대한 방비는, 적용요건을 엄격히 하고 세컨 하우스 가격상승에 따른 이익에 대해 높은 세율을 적용하여 가칭 '세컨 하우스稅'로 회수하면 되지 않을까요? 세컨 하우스를 통한 양질의 삶을 누릴 기회는 제공하되 투기 수단이 되지 않도록, 처분시 이익 발생액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세금으로 회수합니다. 증여나 사전상속 등을 통한 편법적 부의 이전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제도적 잠금장치(실거주 요건 등 미충족시 제재 등)와 함께, 시행 이후 사후관리를 통해 부작용을 해소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특정지역의 난개발 방지를 위한 지역별 쿼터(할당)제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특정계층이 자기 생각이 옳다며 무조건 따르라고 강요하는 것은 제국주의적 사고다. 나아가 자기식 경영으로 지배한다면 식민주의 시대나 볼법한 일이다. 근대주의가 획일적 특정개념에 의해 모두를 지배했던 시기라면, 현대의 경우는 서로를 인정하고 대화의 파트너로 공존하는 방식이 주류다. 일부의 비상식적 행위까지 포용함으로써 우리 사회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어 갈 수 있다.” 어떤 노(老) 화가의 미술사조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나 옮겨보았습니다.

가끔 새로운 정책 도입(시행)에 대한 불신이 생길 때면 AI에게 의사결정을 맡기는 것은 어떨까를 상상해 본 적은 없습니까?
AI라면 특정계층이나 사안에 대한 편견 없이 인간의 기준에 의한 가장 공정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될 것입니다. 조작이나 버그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다만 그 결정이 반드시 우리 모두에게 유익한 결정이라고 예단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리고 국민정서라는 것도 있습니다.

“한스 로슬링”은 《팩트풀니스》에서 세상에는 마치 벼락부자와 벼락거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처럼 이분법적인 사고에 익숙해져 있으나 실상은 대다수 사람은 벼락부자도 벼락거지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다수가 중간에 속하며,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 팩트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행복추구는 권리이자 소망입니다. 의식주에서 행복을 찾는 이가 많습니다. 행복을 추구하며 살다 보면 부산물이 생깁니다. 부동산 문제도 그 하나입니다. 우리 앞에 코로나와 부동산(주택), 세금 이슈까지 얽히고설켜 있습니다.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는 점점 더 나아지고 있음을 믿습니다. “우리를 죽이지 않는 것은 예외 없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라는 메시지를 다시금 새겨봅니다.

세무법인 더택스
김종봉 대표세무사

[약력] 서울청 국선세무대리인, 중부청 국세심사위원, 가천대학교 겸임교수, 법무법인 율촌(조세그룹 팀장), 행정자치부 지방세정책포럼위원
가천대학교 경영학 박사 / 국립세무대학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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