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 14일 90.31, 52주 최저가 근접…인플레 우려에도 하락
금리 하락·정책 기대감 소멸이 요인…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도 가세
◆…달러 인덱스의 최근 1년여간 변동 추이. 자료=네이버 홈페이지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경제 호조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상승 전망에도 불구하고 밑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상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14일(현지시간) 90.31으로 마감되면서 52주 최저가인 89.49과 0.91 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반면 52주 최고가인 99.88에 비해서는 9.57 포인트 하락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거론되자 금리인상이 점쳐지면서 반짝 올랐으나 하루만에 0.42 포인트 떨어지며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 인덱스가 떨어진다는 것은 달러화의 가치가 유로, 파운드, 엔 등 다른 선진국 통화에 비해 갈수록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러 인덱스는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경제 규모가 크거나 통화가치가 안정적인 6개국 통화를 기준으로 미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달러 인덱스가 상승하면 미 달러 가치가 오르게 된다.
달러화의 가치에 변화가 감지되는 것은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오르지 않는 금리와 바이든 정부에 대한 정책 기대감의 소멸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2년물 국채는 14일(현지시간) 0.16%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0일부터 줄곧 0.16%를 유지해오고 있다. 10년물 국채는 1.63%로 지난 12일 1.69%까지 올랐으나 곧바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달러화는 연초 장기금리가 급등하면서 강세 기조를 유지했지만 미국 금리가 안정되면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기 금리의 하락은 달러화 약세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연초 달러화의 강세는 미국 민주당이 조지아주 선거에서 예상밖으로 승리하면서 블루 웨이브가 현실화됐고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을 현실화시켜 줄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기인한바 크다.
그후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했던 경기부양책이 모두 공개되면서 정책 기대감이 약화됐고 달러화의 가치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국 증시 호조로 인해 안전자산인 달러화보다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심리도 달러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몰릴수록 달러화는 약세를 띄게 된다.
금융가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당분간 약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쌍둥이 적자인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달러화의 강세 기조를 시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폭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소비재와 자본재 수입이 증가하며 상품수지 적자폭이 커지는 가운데 서비스 수지 흑자폭도 둔화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규모 부양책으로 2021년 회계연도 전반기 재정적자가 2020년 전반기 재정적자의 2.3배에 달하는 것도 달러화 강세의 부담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 외환보유고 가운데 미 달러 보유 비중이 지난해 말 59%까지 축소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위상도 하락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자금이 위험자산인 주식 등에 대한 선호를 높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가에서는 당분간 달러화 약세가 불가피한 현상이나 미국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가 본격화되고 금리가 상승될 경우 달러화 약세가 일순 강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