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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세환경개선캠페인]②

위기 닥친 반도체 업계…해법은 전폭적인 세제지원

  • 보도 : 2021.05.10 07:00
  • 수정 : 2021.05.10 07:00

바이든 美 대통령, 반도체 시장 자국 중심 개편 시작

미국·유럽·중국 등 반도체 산업에 파격 지원

반도체 업계 "투자비용 최대 50% 세액공제" 요구

조세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반도체 업계 대표들과 화상 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실리콘 웨이퍼를 꺼내들고 있는 모습.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기업들에게 미국에 공장을 지을 것을 압박했다. 자국에서 사용할 반도체는 자력으로 생산한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이든 대통령의 이 모습은 반도체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진이 되었다. (제공=연합뉴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주요 기업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웨이퍼를 들고 나타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이 주재하는 회의에 나타나 반도체 기업들에게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반도체는 단순한 산업이 아닌 국가안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반도체 세계대전'의 총성을 울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으로 우리나라도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대대적인 투자와 세제지원 등을 통해 반도체 자립화를 꿈꾸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도태될까 위기의식을 느낀 우리나라 정부는 미국 수준에 버금가는 세제지원 혜택을 내놓을 것이라 약속했고, 국회에서도 '반도체기술패권전쟁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켜 반도체특별법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패권경쟁, 왜 촉발됐나

반도체 패권경쟁의 시작은 미중 무역갈등과 반도체 공급난에서 비롯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동이 줄어들고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동차 구매욕구가 줄어들 것으로 판단한 반도체 회사들이 생산라인을 감축했지만 오히려 자동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동차용 반도체의 공급이 부족하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 반도체 공장의 화재에 더해 미국 텍사스의 반도체 공장이 한파로 가동하지 못하게 되면서 상황은 심각해졌다.

현재 폭스바겐, 포드,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시장은 차량용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심각한 반도체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대자동차 아산과 울산공장, 한국GM 부평공장이 반도체 수급난으로 공장 가동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여파로 판매량은 늘었지만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그랜저와 소나타 등 인기 차종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물건이 없어서 팔지 못하는, 눈물겨운 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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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이 중단된 현대차 아산공장 모습.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계속되면서 현대차 울산 1공장 휴업에 이어 아산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고 있는 아산공장은 지난달 12~13일 이틀 동안 가동을 중단했다.(제공 연합뉴스)

이에 더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제재도 반도체 공급난을 부추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이던 지난 2019년 미국은 자국의 기술이나 장비,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반도체를 생산한 경우 이를 화웨이에 판매하려면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에 중국 기업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해 반도체 사재기에 나서면서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벌어졌다.

또한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인 화웨이와 SMIC에 반도체 기술을 봉쇄와 반도체 관련 장비 등의 수출을 금지시켰고,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모든 기술이 화웨이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원천 봉쇄하는 안을 추진 중에 있다.

이와 반대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미국과 함께하는 '반도체 동맹'을 맺을 것을 요구하면서 각종 인센티브와 최대 40%의 세액공제를 해줄 것을 약속했다. 중국의 '반도체 고립'을 가속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미국에 파운드리(위탁생산) 반도체 공장 투자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파운드리 업계 세계 1위인 대만 TSMC는 지난해 이미 미국에 40조원을 투자해 6개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반도체 산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데는 반도체는 단순한 물건이 아닌 국가안보자산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자동차와 휴대폰, 컴퓨터, 로봇, 스마트제조, 신재생 에너지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없어서는 안 되는 부품으로 반도체 부족은 국가산업과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반도체 생산량이 12%밖에 되지 않는 미국은 반도체 생산량이 70~80%에 이르는 아시아를 거론하며 자국이 사용할 반도체는 자력으로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쉽게 말해 식량자급률과 같은 것이다. 국가 위기상황에서 식량을 제대로 확보할 수 없다면 국가안보가 무너지듯이, 반도체를 확보하지 못하면 국가안보가 무너지는 것과 같다고 보는 것이다.  

세계 각국, 파격 지원책…우리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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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반도체 업계가 정부에게 강력한 세제지원을 요구하면서 거론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반도체 투자에 500억달러를 지원하고 오는 2024년까지 반도체 제조설비 투자 비용에 더해 기존에 설치된 반도체 장비에 대해 40%까지 환급해주겠다는 투자세액공제를 내놨다.

중국의 경우 15년 이상 사업한 반도체 기업이 최첨단 공정에 투자하면 법인세를 10년간 면제해주며 유럽연합(EU)은 반도체 산업에 500억 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우리나라 세제지원 혜택은 이들 나라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연구개발(R&D) 비용의 25% 세액공제해주고 있으며 신성장·원천기술 연구개발(R&D)비는 최대 40% 세액공제해주고 있지만 이는 중소기업에 해당한다.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은 연구개발(R&D) 비용의 2%, 신성장·원천기술 연구개발(R&D) 비용은 30% 세액공제를 해주고 있다.

대기업에게는 너무나 야박한 공제율이다. 이는 기업들이 R&D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6일 민간기업의 R&D 투자 증가율 변화를 분석해 발표한 것에 따르면 민간 기업 R&D 투자는 지난 2000~2004년 연평균 14.9%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계속된 세액공제 축소로 최근 5년(2015~2019년)에는 연평균 7.5%로 절반까지 둔화됐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대기업이 세액공제 및 감면 등 R&D 투자에 대해 정부로부터 받은 총 지원액은 R&D 투자액의 2%에 불과했지만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G5 국가의 대기업은 R&D 투자액의 평균 19%에 달하는 투자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정부는 대기업에 대한 지원을 거의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지만, 더 큰 문제는 신성장·원천기술 연구개발(R&D)비 세액공제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가 뛰어든 반도채 패권경쟁에 우리나라 기업이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업계 "세액공제 50%" 요구…결과는 어떻게?

반도체 업계에서는 반도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국의 세액공제 수준을 뛰어넘는 세제지원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9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연구개발 및 제조설비 투자비용에 대해 50% 세액공제(양산용 제조설비 투자비용도 포함) ▲반도체 제조시설 신증설시 각종 인허가, 전력 및 용수고급 폐수처리시설 등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공지원 요청 ▲반도체 제조시설 구축·운영을 규제하는 법안 재검토 ▲반도체 연구인력 양성 확대 등을 정부에 요청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역시 지난달 28일 '반도체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 30%, 자동차용 반도체 50%, 파운드리 40%, 소재·부품·장비 및 패키지 40%의 세액공제 혜택을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더해 야당에서도 기업이 반도체 산업에 투자한 비용의 50%를 세액공제해주는 법안을 발의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2일 반도체 연구개발(R&D)이나 시설투자 비용의 50%를 세액공제해주며, 법인세의 최저한세율(17%)로 인해 모두 공제를 받지 못할 경우 최대 10년간 이월해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내놨다.

문재인 대통령도 미국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세제지원을 약속하면서 정부는 조만간 'K-반도체 벨트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지만, 반도체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업계가 원하는 50%까지 갈 수 있을까에 대해선 의문이 아직 남아있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 반도체 인프라와 R&D 지원을 위해 최대 500억 달러를 지원하고 설비투자액의 최대 40% 공제하는 안을 적극 추진했지만, 예산안은 통과된 반면 세액공제 법안은 아직 계류중에 있다.

미국 의회에서는 반도체 설비투자 세액공제를 40%까지 해줘야하냐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당초 미국을 뛰어넘는 세제지원을 요구한 업계의 입장도 애매하게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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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6일 판교 시스템반도체 설계지원센터에서 열린 '제9차 혁신성장 BIG(빅)3 추진회의'에서 "기업이 핵심기술 확보, 양산시설 확충에 나설 수 있도록 별도 트랙을 만들어 반도체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 희망이라면 희망이다.

또한 정부는 올해 안에 소재·부품·장비 반도체 펀드 1000억원, DNA+BIG3 모태펀드 1000억원, 시스템 반도체 상생펀드 500억원 등 총 2800억원 규모 투자펀드를 신규조성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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