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과 화상으로 첫 만남 가져...'방역 대책·부동산 등 언급'
오세훈, 축하인사차 방문한 靑 정부비서관에 '야당 소속 역할' 강조
'서울형 거리두기·상생방역' 제안부터 포문 열 듯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문재인 정부에서 야당 인사로서는 처음으로 국무회의에 참석, 코로나 19 상황에서 직접 대면하진 않지만 화상으로 문 대통령과 첫 만남도 가진다. 12일 서울시청에서 방역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오 시장［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번 국무회의는 청와대, 정부서울·세종청사 3곳을 화상으로 연결해 진행된다. 오 시장은 정부서울청사 국무회의장에서 화상으로 참석한다.
사실상 서울시장은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국무회의 규정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장, 국가안보실장, 국무조정실장 등과 함께 배석자로 명시돼 있다. 광역 지방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배석할 수 있고, 의결권은 없지만 발언권은 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오세훈 시장이 발언을 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 시장은 전날 취임 축하차 방문한 배재정 청와대 정무비서관에게 "내일 국무회의에 참석해 영상으로나마 감사인사를 전하겠다"며 "국무회의 배석자 중 유일한 야당 소속으로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 현안 뿐 아니라 현장 민심과 야당의 입장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대해서 미리 양해를 구한다는 말씀도 전해달라"고 전했다.
오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4.7 선거 유세기간중 유권자들과의 정부 부동산 정책·코로나19 방역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백신 접종 등 현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힐 것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첫 국무회의 참석인 만큼 발언의 수위는 다소 낮춰질 전망이다.
우선 오 시장은 거리두기와 관련해 정부 방역방침과 일부 배치되는 의견을 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온라인 코로나19 방역 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원하고 손실보상을 추진 중이지만 종국의 해결책이 되긴 어렵다. 근본적인 해법은 영업할 수 있도록 해 드리는 것"이라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률적인 '규제방역'이 아니라, 민생과 방역을 모두 지키는 '상생방역'으로 패러다임을 바꿔가겠다"고 밝혔다.
자영업자의 영업시간을 확대하는 내용의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을 수립하기로 하면서 정부의 일괄적인 규제방역을 규탄했지만 독자적인 매뉴얼은 중대본 등과의 협의를 거친 후 시행한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관련해 오 시장은 "방역과 민생을 모두 잡기 위한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 수립에도 착수했다"며 "이번 주말까지 매뉴얼을 마련하고 다음 주에는 시행 방법과 시행 시기 등에 대해 중대본과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면 시행 전에 특정 업종에 한해 시범 실시를 하는 경우에도 중대본과 협의를 거쳐 현장의 혼란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서울시의 충돌이 현장의 혼선을 야기하고 방역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면서 "오늘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중앙정부가 자가진단 키트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줄 것을 촉구했다"면서 "서울시는 식약처의 사용 승인과 별도로 신속항원 검사키트를 활용한 시범사업 시행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진이 활용할 수 있도록 식약처가 이미 승인한 방식으로 노래연습장에 시범 도입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적인지 검증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게 오 시장의 설명이다.
그는 '서울형 거리두기'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도 "업종·업태별 맞춤형 방역수칙을 수립해 기존 방역수칙을 대체해 나가고자 한다"며 "매출 타격을 최소화하되, 방역수칙은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위반한 업소에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적용해 사업주의 책임과 의무는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와 같은 '서울형 방역대책·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 정부가 공감해 줄 것을 당부했지만 방역당국으로서는 연일 일일 확진자가 500명을 넘으면서 4차 대유행 조짐 마저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서울시의 '실험형 거리두기' 방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협의 과정에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 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지적과 함께 서울시 집값 안정을 위한 자신의 견해를 밝힐 것으로도 보여 유일한 야당 국무회의 참석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