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단거리미사일 발사 두고 여야 입장차 보여
與 "깊은 우려" 표명하면서도 비판 메시지는 자제
野 "북한에 공식 항의해야, 근본적 방어체계 마련 필요"
◆…북한이 지난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탄도미사일 발사를 공식 확인했다. 이번 신형전술유도탄은 탄두 중량을 2.5t으로 개량한 무기체계이며, 2기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자평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4·7 보궐선거를 2주 앞두고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북한이 보궐선거를 2주 앞두고 선거 판세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1일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미사일을 서해지역에 발사한 데 이어 25일 오전 동해상에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미사일을 2발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여야는 즉각 논평을 냈지만, 확연한 입장차가 드러났다. 여당은 북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유관국들과 협의를 강조한 반면, 야당은 정부가 북한에 공식 항의 등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여당은 북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비판 메시지는 자제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압박과 외교 사이를 저울질하고 있는 만큼 한국 정부도 비판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안보대변인은 미사일 발사 직후 서면브리핑을 내고 "엄중한 시기에 미사일 발사를 자행한 북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정부는 즉각 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한반도의 전반적인 안보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최근 방한한 바 있고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진행 중인 가운데 미사일 발사를 자행한 북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정부는 이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미국 등 유관국들과 함께 이번 미사일 발사의 배경과 의도 등을 분석하고 협의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신형전술유도탄' 시험 발사 참관 대신 평양시민을 위한 여객버스 시제품을 둘러봤다. 조선중앙TV는 26일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 생산한 여객버스와 2층버스 시제품을 둘러보고 "수도교통망 발전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협의해줬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공식적인 항의를 해야 한다며 후속 조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히 정부가 나흘 전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정황을 파악했음에도 외신 보도가 나올 때까지 침묵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정부의 확고한 안보의식과 근본적인 방어체계 마련이 절실하다"며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가 발사된 것이) 사실이라면 유엔 안보리 제재의 명백한 위반이고 우리 정부는 북한에 공식 항의 등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변인은 "국민 생명과 직결된 안보 문제에 정권의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다"며 "미사일 도발을 비롯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정부의 확고한 안보의식과 근본적인 방어체계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선거 시기의 북한 도발은 과거에도 수차례 있었다. 지난해 4·15 총선 당시 선거를 하루 앞두고 미사일을 발사했고, 2016년 총선 때는 북한 식당 종업원이 집단 귀순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매번 선거를 전후로 북한의 도발이 있었지만, 선거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