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 변동 고려않고 과세기준일로 의무 생겨
"재산세 부담 비합리성"…의원입법 지속 제기
"납기 다양화, 표준계약서 개선 등 해법"
지방세硏, 주택분 재산세 쟁점 연구 보고서
#. A씨는 지난해 6월2일 소유하던 주택을 팔았다. 이 주택의 1년치 재산세는 약 100만원 가량이었는데, 주택 매매계약 당시 매매대금엔 재산세 부분이 고려되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소유하지 않던 7개월분 재산세까지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이다. 소유권이 바뀌더라도 과세기준일인 6월1일 현재 납세의무자에게 1년분 재산세가 과세되기 때문에서다. A씨는 "소유권이 변동될 때 소유기간이 반영되지 않은데 따른 재산세 부담은 비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주택 재산세 부담을 고려할 때 소유기간 잣대가 적용되지 않다보니, 세부담 적정성에 대한 불만을 호소하는 민원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주택 소유권을 변동했을 때 소유기간에 맞게 재산세 과세방식을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세제(稅制)를 손질한다면 연계된 제도(종합소득세)까지 개편하기에,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래 관행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현재 재산세는 동일 연도 중 소유권 변동에 관계없이 과세기준일(6월1일) 현재 납세의무자에게 1년분이 과세되는 구조다.
◆…(현행 제도와 소유기간별 일할계산 방안 장단점 비교, 자료 한국지방세연구원)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지난 24일 발표한 '주택분 재산세의 보유기간별 과세시 제도 영향·쟁점 연구' 보고서를 통해, 과세기간 도중 매매로 인해 소유권이 바꾼 경우엔 보유기간에 따라 재산세를 일할(日割) 계산해 판 사람과 산 사람에게 부과한다면 현재 방식보다 실질과세에 부합한 것으로 진단했다. 과세기준일을 이원화해서 반기분으로 과세하는 안(安)도 거론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국회에서도 의원입법안으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 2016년 '재산세 과세기간(7월1일부터 6월30일) 규정을 신설하고 소유기간에 따라 부과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다. 올해엔 재산세 과세기준일을 6월1일과 12월1일로 이원화해서 1년에 2회 재산세를 부과하는 안이 나왔다.
재산세·주민세 등 대중적인 지방세의 납부기한이 하반기에 집중되어 있어, 납세자들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 있고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세입세출 행정에 불균형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있다.
만일 과세기준일 전(5월31일)에 신축한 주택에 대해 일할계산에 따라 7개월분 재산세를 과세하고 과세기준일 후(6월2일) 신축주택에 과세가 되지 않는다면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과세기준일 적용에 따른 한계라는 게 보고서의 주장이다.
그러나 재산세 과세체계를 변경했을 때 발생하는 납세협력비용 부담이 문제다. 보고서를 작성한 마정화 연구위원은 "공부상 소유자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사실상 소유자를 납세의무자로 하기 때문에 부동산 공부를 기준으로 획일적으로 운영할 수 없어, 제도 변경에 따른 행정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공인중개사법 개정을 통해 거래관행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재산세를 운용하는 주요국에선 모두 과세기준일을 일원화(1년분 재산세를 과세기준일 현재 납세의무자에게 부과)하고 있다. 이렇게 유지하고 있는데는 부동산 중개서비스의 수준에 따라 거래당사자 간 재산세 등 각종 비용을 정산하는 관습이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 연구위원은 "세제 개편에 앞서 표준계약서에 재산세 부담에 관한 사항을 반영하거나 중개인의 필수적인 업무 범위에 포함하는 등 거래관행 개선을 통해 문제점을 해소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주택 재산세 부담을 고려할 때 외국과 같이 납기를 다양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