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부장회의 개최해 재심의"
한동수 감찰부장, 임은정 연구관 의견도 청취
충분한 토론 거치도록 할 것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18일 박범계 법무부장관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의 모해위증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의 모해위증 혐의 사건에 대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조남관 직무대행은 18일 대검 대변인실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은 지난 3월 5일 저의 책임 아래 혐의없음 의견으로 최종 처리됐다"며 "처리과정에서 합리적 의사결정 지침에 따라 공정성을 담보하고,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조 대행은 그러나 "미흡하다는 장관님의 수사지휘서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여 '대검 부장회의'를 신속히 개최하여 재심의 하도록 하고, 감찰부장과 임은정 연구관 등 조사 및 기록검토 관계자들로부터 사안 설명과 의견을 청취하고 충분한 토론을 거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대행은 "이번 사건 처리과정에서 대검 내부에서 의견이 다양하였던 관계로 공정성을 담보하고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기 위하여 처음에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수사자문단'을 검토하였으나, 대검 감찰부에서 반대하여 부득이 대검 각 부서의 선임 연구관으로 구성된 '대검연구관 6인 회의'를 통하여(지침 제2조 제2항)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하였고, 임은정 연구관에게도 의견 표명 기회를 주었으나 스스로 참석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대행은 "다만, 대검에 근무하는 모든 부장검사들만의 회의로는 공정성을 담보하기 부족하다는 검찰 내·외부의 우려가 있고, 사안과 법리가 복잡하고 기록이 방대하므로 사건 처리 경험과 식견이 풍부하고, 검찰내 집단 지성을 대표하는 일선 고검장들을 대검 부장회의에 참여하도록 하여(지침 제5조 제2항) 공정성을 제고하고 심의의 완숙도를 높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대행은 특히 "한명숙 전 총리 사건 수사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된 위법, 부당한 수사절차와 관행에 대한 법무부와 대검의 합동 감찰지시는 비록 징계 시효가 지났으나, 적극 수용하여 성실히 이행 하도록 하겠다"며 박범계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장관은 17일 대검이 불기소 처분한 한 전 총리 수사팀 모해위증 의혹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며, 대검 부장회의를 열어 위증했다고 지목된 증인 김모씨의 공소시효가 끝나는 오는 22일까지 기소 여부를 다시 결정하라고 대검에 지시했다. 이와 함께 이 수사팀의 위법 수사의혹에 대해 법무부와 대검의 합동 감찰도 지시했다.
박 장관은 전날 수사지휘서를 통해 "대검이 실체진실 발견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중요 사안임에도 그동안 계속해 사건 조사를 담당해 온 감찰부장과 임은정 검사가 최종 판단에 참여하지 않은 채 결론을 내렸다는 점에서 사건 처리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결론의 적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검찰 수사의 자율성과 중립성을 고려할 때 가급적 자제돼야 한다"면서도 "이 사건은 검찰의 직접수사와 관련해 그간의 잘못된 수사 관행과 아울러 사건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자의적 사건배당과 비합리적 의사결정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전 총리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은 공소시효를 불과 5일 앞두고 있어 이른 시일 내 실효적인 조사가 가능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한 전 총리 재판의 위증교사 의혹을 제기한 증인 1명의 공소시효는 지난 6일 만료됐지만, 나머지 1명에 대한 공소시효는 오는 22일 만료된다. 이들은 한 전 총리에게 9억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던 고(故) 한만호 한신건영 대표와 구치소 동기다.
윤 전 총장 검찰 체제에서 이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던 한동수 감찰부장과 임은정 연구관이 대검 부장회의에 참석해 어떤 의견을 낼 것인지도 관심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