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검사와 수사관 선발에 3~4주 소요
본격수사 착수 어려운 현실 반영
◆…김진욱 공수처장은 12일 김학의 전 차관 사건에 대해 검찰에 재이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12일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을 검찰에 재이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공수처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수처법이 제정된 취지에 비춰 이첩받은 사건을 공수처가 직접 수사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현실적인 여건상 공수처가 수사에 전념할 수 없는 점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김 처장은 "이 사건의 처리와 관련하여 제일 먼저 고려한 것은 공수처라는 제도가 만들어지고 공수처법이 제정된 취지"라며 "공수처는 바로 이런 종류의 사건을 수사하라고 만들어진 제도"라고 밝혀 원칙적으로 공수처 수사 사건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현재 검사와 수사관을 선발하는 중으로 공수처가 수사를 개시하기까지 3~4주 이상 소요될 수 있어 수사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며 재이첩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밝혔다.
김 처장은 이런 점 때문에 다른 수사기관, 특히 검찰에서 수사인력을 파견받아 수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사를 파견받아 수사하는 것이 공수처법의 취지에 맞는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지금까지의 상황에 대한 고민을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공수처법 제24조 제3항에 따라 공수처장의 재량으로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하는 선택지도 검토하게 됐다"며 "경찰에 이첩하거나 검찰에 이첩하는 방안인데 특히 경찰에 이첩하는 경우 경찰의 현실적인 수사 여건, 검찰과 관계 하에서의 그동안의 사건처리 관행 등도 고려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이 과정에서 "그동안 여러 분들의 의견을 들었고, 최근에 불거진 LH 의혹 사건에서 보듯이 공정한 수사를 요청하는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도 경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는 공정해야 하는 동시에 공정하게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런 차원에서 설립 초기의 공수처가 수사팀 구성을 위해 3~4주를 소요하면서 동시에 이 사건 수사를 진행한다고 하는 것이 자칫 공수처 수사에 대해 불필요한 공정성 논란을 야기하거나 이로 인해 수사 공백이 초래되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초대 공수처장으로서 이 사건과 같은 사건을 수사하는 것이 공수처제도의 취지나 공수처법의 취지에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현재 수사처가 구성 중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기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서 고심 끝에, 수사처가 구성될 때까지 이 사건을 검찰 수사팀에 다시 이첩하여 수사를 계속하도록 하겠다"며 국민 여러분의 양해를 구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일 수원지검으로부터 이첩받은 김학의 전 차관 사건에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규원 전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 등에 대한 수사는 다시 검찰에 재이첩된다.
